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이 지난 2016년 '한한령'과 사드사태 이어 최근 규제강화 등으로 현지 사업 매각 등을 통해 사업 재편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이에 재계 안팎에서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시장 내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SK그룹 중국 지주회사인 SK차이나가 중국 렌터카 사업을 매각한데 이어 삼성중공업이 이날 현지 생산 법인인 '영파 유한공사'를 철수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현지 사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앞서 SK차이나는 지난 2011년 SK네트웍스와 함께 설립한 SK차이나는 중국 렌터카 사업에 진출한지 10년 만인 지난 7월 SK오토서비스를 3억 위안(약 500억원)에 토요타파이낸셜 중국 법인에 매각했다. 

이에 대해 SK차이나 측은 중국 내 사업 철수가 아닌  현지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앞서 SK그룹은 지난 6월 베이징 SK타워를 매각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당시 재계 일각에서는 현지 사업 축소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이어 삼성중공업은 1995년 설립한 영파 법인의 잔여 공정을 연말까지 완료하고 내년 초 인수 인계 절차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측은 "해외 사업장 운영 효율 개선 전략의 일환으로 철수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현대자동차가 지난 5월 베이징1공장 매각을 결정한 데 이어 베이징 2공장도 정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한국기업들의 중국 사업 매각은 지난 2016년 '한한령'과 '사드사태'와도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여파로 삼성전자가 지난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중국 내 스마트폰 공장과 PC 공장을 폐쇄한데 이어 중국 쑤저우 LCD 생산라인을 처분하는 등 현지에서 우리 기업들의 사업 관련 부침이 커지는 양상이다. 

자료=전경련.
자료=전경련.

이 같은 배경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글로벌 밸류체인 붕괴에 따른 현지 생산과 공급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최근 게임, 문화 분야 등에서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면서 한국 기업들의 현지 비지니스 활동에도 제약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는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된 측면도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지난 5년간의 중국 투자 한국 법인의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주요 지표인 매출액, 이익률, 시장점유율 등이 동반 하락했다. 

이에 일부 기업들은 '탈중국'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중국에 진출한 우리기업 480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향후 5년 사업 전망에 대해서 현상 유지(42.9%)하겠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지만 축소(21.0%), 철수·이전(8.0%)의 비중도 만만치 않았다.

중국 시장 철수 및 이전을 고려 중인 기업들은 이전하려는 이유로 중국 내 생산 비용의 상승(35%)과 경쟁 심화(32%)를 꼽았다. 

이처럼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최근 잇달아 일부 현지 사업을 매각하면서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내 한국 기업들의 시장점유율 하락 등에 따른 경쟁력 약화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