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대체육과 같은 식물성 단백질 기반 대체 식품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대체 해산물'도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의 해양 생태계 관련 인식이 높아지면서 대체 해산물 등 식품 분야의 관심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대체 해산물은 미국 식품시장에서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주목받았고 시장 규모도 성장하고 있다. 

앞서 올초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2021년 식물성 기반 트렌드 전망'를 내놓고 지난해 육류 대체품에 이어 식물성 기반의 해산물이 꾸준히 등장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실제 글로벌 시장조사 및 통계 전문기관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전체 식물 기반 대체 식품 중 대체 해산물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29%에 달한다. 이는 26%를 기록한 돼지고기 대체육보다 높은 수준이다.

오션허거푸드의 대체 참치 '아히미'(AHIMI)로 만든 초밥./사진=오션허거푸드 홈페이지 캡처
오션허거푸드의 대체 참치 '아히미'(AHIMI)로 만든 초밥./사진=오션허거푸드 홈페이지 캡처

미국 내에서도 관련 시장 규모가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비영리기구 굿푸드인스티튜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대체 해산물류의 매출은 전년 대비 23% 성장한 1200만 달러(약 141억원)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도 늘었다. 올해 상반기 미국의 대체 해산물류 투자액은 약 7000만 달러(약 824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 2개년의 투자액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대체 해산물류는 전세계에서 소비량이 가장 많은 '참치'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에 따르면 참다랑어, 눈다랑어, 황다랑어 등 7개 주요 참치 어종 가운데 약 40%가 생태종의 최대 복원력을 넘어서 무분별한 남획이 이뤄지고 있다.

스페인의 '미믹 씨푸드'와 미국의 '오션허거 푸드'가 식물성 참치 분야 선두주자로 있다. 양 사는 토마토를 활용해 식물성 참치회를 만들었다. '미믹 씨푸드'는 토마토와 해조류 추출물을, 오션허거 푸드는 토마토와 간장 등을 활용해 참치회와 비슷한 맛과 식감을 구현했다. 덧붙여 오션허거푸드는 가지와 간장·맛술·설탕 등을 활용해 대체 장어도 만들어 냈다.

미국 비건푸드 기업인 아틀랜틱 내추럴 푸드는 콩과 해조류 혼합 분말을 통해 개발한 식물성 참치를 담은 참치캔을 판매하고 있다. 맛이나 질감이 참치와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믹 씨푸드의 대체 참치 ‘튜나토'(Tunato) 설명 자료./사진=미믹 씨푸드 홈페이지 캡처
미믹 씨푸드의 대체 참치 ‘튜나토'(Tunato) 설명 자료./사진=미믹 씨푸드 홈페이지 캡처

새우 역시 대체 해산물 개발이 한창이다. 전세계에서 참치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소비되는 해산물이며, 양식 과정에서 사용되는 항생제와 폐기물 등이 자연 생태계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의 뉴웨이브푸드는 해초와 녹두를 활용해 식물성 새우를 개발, 판매 중이다. 이 업체의 제품은 맛과 질감이 새우와 동일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양도 머리를 떼어낸 새우살과 동일하다. 이 회사는 앞서 언급한 오션허거푸드 최고운영책임자(COO) 출신인 매리 맥거번(Mary McGovern)이 창립한 회사다. 

이 외에 미국 식물 기반 해산물 식품 브랜드 소피스 키친은 곤약을 넣어 새우, 게의 쫄깃한 질감을 구현했고, 일본의 식품업체 후지오일홀딩스는 식물성 기름과 콩을 원료로 하는 세계 최초의 식물성 성게소(우니)를 개발했다. 홍콩의 단백질 세포배양 회사인 아방미트는 세포 배양육 제조 방식으로 만든 생선 부레와 해삼을 선보였다.

국내 업체 중에선 풀무원이 지난해 어류 세포를 배양해 해산물을 생산하는 미국 스타트업 블루날루에 시리즈A 투자를 실시,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우은정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미국 로스앤젤레스 무역관은 "식물 기반의 대체 해산물은 해산물 섭취 시 우려하는 중금속에 대한 걱정이 없어 임산부와 태아가 섭취하기에도 안전하다”며 "‘대체 해산물’은 식품업계의 주요 화두로 자리 잡았다. 우리 기업들도 기회를 적극적으로 포착해 미국 식품 시장 진출을 모색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