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집밥' 수요가 늘면서 관련 업계가 레스토랑 간편식(RMR)에 주목하고 있다. 메뉴를 제공하는 음식점·소상공인도 매출이 늘어나게 돼 상생의 의미도 있다.

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윤은옥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 부장은 지난달 25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개최된 '2022 식품외식산업 전망대회'에서 내년도 외식 트렌드 전망을 발표했다.

윤 부장은 내년에 간편식 경쟁이 격화되고 '위드 코로나'로 새로운 시장이 출현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표적인 예로 유통업체와 유명 맛집이 협업한 '레스토랑 간편식'(RMR) 시장을 꼽았다.

그의 전망처럼 국내 간편식 시장 규모는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간편식 시장 규모는 4조3000억원으로 2016년과 비교하면 무려 89%나 성장했다. 업계는 올해의 경우 간편식 시장 규모가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이처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내년에도 집밥 트렌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통적인 식품업체 뿐만 아니라 유통업체들도 유명 식당과 손잡고 RMR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에 경쟁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지난 6일 CJ그룹의 식자재 유통 업체인 CJ프레시웨이는 첫 RMR 제품인 '조가네 갑오징어 볶음'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갑오징어 전문 요리점인 '조가네 갑오징어'와 협업한 것이다. CJ프레시웨이가 갑오징어 원물을, 조가네 갑오징어가 양념을 담당한다.

CJ그룹의 식자재 유통 계열사 CJ프레시웨이는 갑오징어 전문 음식점 '조가네 갑오징어'와 손잡고 레스토랑 간편식(RMR) 상품을 출시했다./사진=CJ프레시웨이
CJ그룹의 식자재 유통 계열사 CJ프레시웨이는 갑오징어 전문 음식점 '조가네 갑오징어'와 손잡고 레스토랑 간편식(RMR) 상품을 출시했다./사진=CJ프레시웨이

CJ프레시웨이는 이번 제품을 선보인 것을 계기로 RMR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회사 측은 식자재 공급, 메뉴 컨설팅, 안정성 검사 등 개발 업무와 더불어 백화점, 홈쇼핑, 이커머스 등 다양한 B2C 판매 채널 입점을 위한 영업 활동을 진행한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에는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가 RMR 시장에 진출했다. 크라우드 펀딩 기업 ‘와디즈’와 함께 진행한 ‘모두의 맛집’ 프로젝트에 선정된 지역 맛집 10곳의 대표 메뉴를 출시한 것이다. 선정된 10개 맛집의 대표 메뉴는 2개월에 2개씩 총 10개월에 걸쳐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상품기획·제조·유통·마케팅까지 모든 비용은 현대그린푸드가 부담하고 맛집은 레시피만 제공하면 된다. 맛집은 제품 판매량에 따라 수수료를 받는다.

이 외에도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미쉐린 가이드가 선정한 '금돼지식당'과 손잡고 RMR 도시락을 선보였다. 금돼지식당은 2016년부터 서울 신당동 길가에 자리잡은 돼지고기 전문점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10월 매드포갈릭·연안식당·부산완당 등과 협업한 RMR 18종을 선보이면서 시장에 진출했다. 롯데마트도 ‘송추가마골’과 공동개발한 ‘요리하다X송추가마골 LA꽃갈비’를 지난 9월 출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RMR이 주목받고 있다. 이에 유통·식품업체들이 유명 맛집과 협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들의 협업은 서로에게 이익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유통업체의 경우 이미 확인된 맛집의 메뉴를 갖고 오는 만큼 리스크를 줄일 수 있으며, 메뉴를 제공하는 식당의 경우 로열티와 같은 추가 매출이 생기고, 따로 홍보를 하지 않더라도 인지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