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쿠팡·SSG닷컴 등 이커머스 업체들이 낮은 가격과 상품의 다양성, 빠른 배송을 중심으로 시장에서 성장할 때, 한가지 카테고리를 중점적으로 소개하며 성장한 이커머스 플랫폼이 있다. 바로 '버티컬커머스'다. 

버티컬커머스란 패션, 명품, 식품, 인테리어 등 특정 카테고리의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이커머스 플랫폼를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무신사·지그재그·W컨셉(패션), 머스트잇·트렌비·발란(명품), 마켓컬리·오아시스마켓(식품), 오늘의집(인테리어) 등을 꼽을 수 있다.

버티컬커머스 플랫폼의 성장세는 종합몰들을 웃돌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버티컬커머스의 거래액은 17조51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9% 늘었다. 이는 쿠팡 등 종합몰 성장률 12.3%를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버티컬커머스 중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패션이다. 패션 카테고리는 세부적으로 여성·남성·명품·2030세대 등 특정 대상을 타깃으로 하는 여러 플랫폼으로 나뉘고 있다. 

무신사 로고
무신사 로고

패션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무신사의 경우 국내 버티컬커머스 플랫폼 중 최초로 유니콘 기업에 등극했다. 지난해 무신사가 운영하는 무신사스토어를 비롯해 스타일쉐어, 29CM, 솔드아웃의 총 거래액은 2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더믹 이후 '보복소비' 영향으로 호황을 누리는 명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명품 버티컬커머스 플랫폼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선 머스트잇은 지난해 거래액 3500억원을 달성하면서 누적 거래액 1조원을 돌파했다. 또 업계 최초로 압구정에 오프라인 매장도 선보였다. 발란은 지난해 연간 거래액 3150억원을 기록했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와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수는 각각 630만, 230만으로 전년대비 256%, 835% 증가했다. 트렌비의 경우 최근 시리즈C와 D를 잇는 브릿지 라운드 펀딩을 통해 2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번 투자를 포함한 누적 투자금액은 600억원에 달한다. 

식품 분야에서는 이미 마켓컬리와 오아시스마켓이 유니콘 기업에 등극, 올해 중 기업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상반기, 오아시스마켓은 하반기다. 이 외에도 육류, 수산물 등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플랫폼도 늘고 있다.

리빙·인테리어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오늘의집은 코로나19 특수에 힘입어 지난해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했다. 아울러 지난해 상반기 누적 거래액이 2조원을 돌파했고, 하반기들어 월 거래액은 평균 100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이는 한샘·현대리바트 등 가구업계 대형 업체들의 온라인 거래액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오늘의집 이승재 대표./사진=버킷플레이스
오늘의집 이승재 대표./사진=버킷플레이스

이처럼 최근 버티컬커머스가 주목받는 이유에는 종합몰에서는 볼 수 없는 전문성과 편의성이 있기 떄문이다.

버티컬커머스는 한가지 카테고리에 집중하는 만큼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하는 제품 큐레이션은 소비자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마켓컬리의 큐레이션 서비스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다. 또 이 같은 서비스는 자연스럽게 차별화된 콘텐츠가 된다. 마켓컬리는 고객들에게 '컬리의 추천'을 제공 중인데, 소비자들은 이를 통해 맛집 등의 정보를 쉽게 모아볼 수 있다.

앱 사용이 편리하다는 장점도 있다. 버티컬커머스 플랫폼은 소비자들이 원할만한 제품을 추천해준다. 예컨대, 지그재그의 경우 이용자마다 시작 화면이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소비자 개인이 주로 어떤 스타일의 상품을 구입하는지, 장바구니에 어떤 상품을 담아 넣었는지를 분석해 취적화된 상품들을 선제적으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버티컬커머스는 여러 상품을 취급하는 이커머스 업체들과는 달리 한 가지 카테고리에 집중해 취급 상품들에 대한 전문성과 고객들의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 이는 물건을 구입할 때 많은 것을 고려하는 MZ세대들이 버티컬커머스에 몰리는 이유로 볼 수 있다"며 "앞으로 버티컬커머스 플랫폼은 더욱 세분화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각자 특화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