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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한 사회, 자원봉사자가 만든다

중앙자원봉사센터 3차 자원봉사웨비나 개최...‘재난의 일상화 시대, 자원봉사현장 재구조화' 논의

2020. 07. 08 by 정병휘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가 주최한 제3차 자원봉사웨비나가 지난 7월 6일 오전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5층 회의실에서 개최됐다. 광운대학교 행정학과 정진경 교수가 '재난의 일상화와 자원봉사현장의 재구조화 방향'에 대해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정병휘 기자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가 주최한 제3차 자원봉사웨비나가 지난 7월 6일 오전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5층 회의실에서 개최됐다. 광운대학교 행정학과 정진경 교수가 '재난의 일상화와 자원봉사현장의 재구조화 방향'에 대해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정병휘 기자

[정병휘 기자]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센터장 권미영)가 주최하는 제3차 자원봉사웨비나가 지난 7월 6일 오전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5층 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웨비나는 웹(Web)과 세미나(seminar)의 합성어로 코로나19로 대규모 인원이 한 장소에 모일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한 온라인 세미나다.

제1차 자원봉사웨비나는 지난 6월 22일 ‘혼돈의 시대, 전환의 가치와 지향’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6월 29일 제2차 행사에서는 ‘코로나블루의 시대, 안전하게 연결되기’라는 내용으로 온라인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 되기도 했다.

현장을 중요시 하는 자원봉사계에서 코로나19로 축소된 만남과 토의를 매주 월요일 오전 웨비나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의 담론을 비롯해 코로나로 발행한 다양한 고민과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소통하는 자리라는게 중앙센터측 설명이다.

코로나 이후 자원봉사계의 고민과 변화에 대한 화두, 그리고 국가 정책의 변화와 새로운 연결 방식에 대한 고민 등이 웨비나를 통해 주요 이슈로 부각되기도 했다.

이날 웨비나에서 광운대학교 행정학과 정진경 교수는 ‘코로나19로 보는 재난의 일상화와 자원봉사현장의 재구조화 방향’이라는 주제로 발제해 큰 호응을 얻었다. 1, 2차 자원봉사 웨비나가 넓은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봤다면 3차 웨비나에서는 자원봉사 현장의 이야기와 자원봉사계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진진한 고민과 연구내용이 다뤄졌다.

정 교수는 “이번 주제를 다루는데 굉장히 부담스러웠다.”면서 “1차 웨비나가 자원봉사계에 시사점을 주는 것이었다면 2차는 미시적으로 연결하는 것이었고, 오늘 3차는 자원봉사센터에 집중하면서 직접적인 과제를 찾는데 주안점을 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를 성공적으로 막아냈던 ‘K방역’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는 ‘K자원봉사’도 있었다”면서 “지난 6개월간 코로나를 겪으며 자원봉사영역과 자원봉사센터가 어떻게 새로운 역할을 할 것인가가 중요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2000년 들어 고령화, 핵가족화, 여성의 사회진출, 노동시장의 유연화 등을 핵심으로한 ‘신사회적 위험’이 대두됐지만, 이제는 먹거리 안전, 폭염, 미세먼지, 감염병, 디지털 성범죄, 묻지마 폭행처럼 우리 삶의 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생활위험이 ‘새로운 위험’의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경제적 계층을 구분하지 않고 직·간접적으로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위험이 등장했다는 지적이다.

그는 “가습기살균제, 원자력 위험 등 인간이 즉각적 감정으로 위험을 감지하기 어렵고 전혀 의도치 않은 위험이 사회 곳곳에서 새롭게 발생하고 있고, 이는 빈부격차와 선·후진국을 불문하는 위험이며 위험이 ‘보편화’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험의 보편화’속에서도 분명히 차별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주최 제3차 자원봉사웨비나에서 발제하고 있는 광운대학교 행정학과 정진경 교수. 사진=정병휘 기자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주최 제3차 자원봉사웨비나에서 발제하고 있는 광운대학교 행정학과 정진경 교수. 사진=정병휘 기자

정 교수는 또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재난 등 최근의 재난 양태는 기존 자연·사회재난과는 또 다른 양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재난의 종류는 법적 또는 학문적 재난 유형에 가두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해졌고, 하나의 재난이 연속적으로 재난을 몰고 오기도 하는 ‘연쇄성’, 서로 다른 종류의 재난이 동시에 복합적으로 발생하기도하는 ‘복합성’, 어떤 재난이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재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준비되 있지 못한 채 재난 발생시에 등장하는 임시적 긴급 자원봉사활동만으로는 대응의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위해 “개인과 사회 전체 삶의 질에 관여하는 자원봉사활동을 ‘재난’의 측면에서 다시 살펴볼 수 있다”면서 “위해요소의 제거와 위험을 관리하는 예방과 대비 차원의 일상적 자원봉사활동 및 재난발생시 인적·물적 피해를 최소화하며, 재난 지역의 회복을 지원하는 재난현장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안전한 삶을 짓기 위한 시민의 자발적 활동으로 재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적시했다.

정 교수는 또 “코로나19 첫 확진가가 발생한 1월 이후 ‘민간방역활동’, ‘마스크 의병운동’, ‘심리적 방역’, ‘경제적 방역’, ‘재난약자지원’ 등 자원봉사센터들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대응체계는 ‘사회적 방역망’이자 ‘사회 안전망’으로써의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자원봉사센터 역량의 새로운 설정을 위해 정 교수는 “대인 서비스, 집합적 활동, 물리적 공간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병원, 요양시설, 사회복지시설, 급식소 등은 자원봉사 수요는 그대로이지만 자원봉사자를 받지 못해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면서 “기존 전통적이고 획일적인 자원봉사관리기술만으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팬데믹은 전세계적으로 온라인 자원봉사의 일감과 수요를 촉진하고 있고, 현장 봉사활동에서도 언택트(비접촉)봉사방식이 강구되고 있다”며 “재난재해 영역에서 전문적으로 훈련된 조직과 자원봉사자들의 활동 수요가 늘어나는 등 재난 분야 자원봉사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정 교수는 재난 등 불리한 상황을 견디고 극복해 이전 상황으로 보다 용이하게 돌아갈 수 있는 지역사회 역량으로써의 ‘회복탄력성’이 재난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마스크 넘어 저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한 불안감이 존재한다.”면서 “소통, 신뢰, 연대, 봉사, 연결된 이웃, 자원봉사활동 그물망 등이 지역사회 자원의 활용능력과 함께 지역사회 회복탄력성의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코로나19로 대규모 인원의 집합 행사가 어려워진 만큼 이날 웨비나는 온라인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사진=정병휘 기자
코로나19로 대규모 인원의 집합 행사가 어려워진 만큼 이날 웨비나는 온라인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사진=정병휘 기자

그는 이를 위해 ▲준비된 지역사회 자원의 파악과 네트워크 구축 ▲재난약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취약계층과 집단을 위한 자원봉사 그물망 짜기 ▲좋은 이웃되기, 소규모 개별화 등 조용한 봉사활동 전개 ▲SNS, 인터넷, 센터 홈페이지 등을 통해 주민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기 ▲온라인 활동 아이템 풍부히 마련하기 ▲사회적 메시지 전달하기 등이 자원봉사센터가 할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Do no harm(해가 되지 않다)’의 원칙을 강조하기도 했다. 재난상황시 재해지역과 재해주민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한 사전 교육과 자원봉사관리 기술에 대한 원칙과 특징을 강조한 것이다.

정 교수는 이어 “그간 재난 자원봉사체계는 재난의 불확실성과 재난 자원봉사의 보충성, 그에 따른 재난 자원봉사체계 지원을 위한 인적·재정적 지원의 ‘열세성’을 특징으로해 재난자원봉사체계 구축의 발전을 지체시켰다”면서 “그러나 재난이 일상화 되고 재난 대응 자원봉사센터에 요구되는 역할과 과제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재난 자원봉사체계 그 자체는 ‘완결성’을 가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하지만, 현재 자원봉사중앙센터를 비롯해 전국의 자원봉사센터는 재난전문가는 물론 직원수도 절대 부족하며 재난 대응능력과 일상적 재난봉사 및 교육 역량에도 매우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면서 “재난 자원봉사에 대응하는 다양한 자원들을 조정할 수 있는 중심조직으로써 자원봉사센터가 실질적 권한과 이에 상응하는 능력을 보여줄 법적, 실체적 근거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정 교수는 “자원봉사센터가 재난자원봉사체계 강화를 위한 인력, 조직, 추진체계와 사업을 통해 뉴빌딩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마지막으로 “코로나19가 자원봉사계에 던진 근본적인 질문이 있다면 ‘자원봉사가 중요(matter)한가?’ 보다는 위험과 재난이 일상화 된 삶에서 ‘자원봉사는 필수불가결한(essential) 것인가?’라는 점에서 진지하게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를 풀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온라인으로 생방송 된 이날 3차 웨비나는 전국 시·도자원봉사센터 관계자, 자원봉사자, 시민 등 약 800여명이 시청했다고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측은 밝혔다.



정병휘 기자 icarus610@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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