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요청을 여덟 차례나 외면하다가 처지가 역전돼 먼저 이를 제안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집권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참패했다. 정권을 이끌고 있는 윤 대통령은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175석(민주당 161+더불어민주연합 14)이라는 압도적 다수의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의 힘으로도 겨루기가 버거운 막강한 파워맨이 된 것이다.현실적으로 민주당은 입법에 관한 한 하고자 하면 개헌과 대통령 탄핵소추, 대통령이 요구한 법률안 재의결 이외의 어떤
제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더할 수 없는 참패를 당했다. 가장 심각한 곤경에 처할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에는 주인이 없다. 당원 누구라도 주인행세를 할 수 있지만 당원 누구든 굳이 책임을 떠안지 않아도 되는 것이 정당이다. 그렇지만 윤 대통령은 패배의 충격과 패널티를 직격으로, 고스란히 받아야 하는 입장이다. ‘이재명의 민주당’이 작정하고 덤비면 식물 대통령의 처지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동분서주에도 반응 차가운 까닭은▲취임 2년 만에 총선이 치러진다는 것은 법으로 정해진 일정이었다. 대비할 기간이 2년이나 되었다는 뜻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또 참패했다. 21대 총선의 그 참담했던 상황에 버금가는 패배를 되풀이 한 것이다. 그 때는 그래도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고 변명할 수나 있었다. 당 출신의 대통령에 대한 반감으로 절반이 넘는 의원들이 탄핵에 앞장서거나 뒤따른 후폭풍이 당을 덮쳤었다. 당내 탄핵파 가운데 많은 수가 탈당해서 신당을 만들어 나갔다. 집권당의 위상을 잃은 정도가 아니라 분열된 야당으로서 존립자체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었다.그러나 당의 지도부, 당 소속의원들은 자기 쇄신의 의지를 입증해 보이지 않았다. 대선에서 참패하고 나서도 현실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사당화는 그 자신에게 절체절명의 과제일 법하다. 재선에 성공한다고 해도 사법 리스크는 계속 따라다닌다. 정치인으로 살아남으려면 당의 철통같은 방탄 태세가 필요하다. 무난히 당의 차기 대선후보로 옹립되기 위해서도 친명 일색의 의원단 구성은 필수적이다. 이를 전제로 할 때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을 공천 제1요건으로 요구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장래의 유력한 경쟁자가 될 만한 사람들이 배제된 이유도 다를 바 없다.이 대표의 구상대로 공천자는 결정됐다. 그들이 앞으로 국회 안에서, 또 정치권에서 이 대표의 이익 대변
선거구경이나 투표나 할 만큼 했다고 생각되는데도 이번 같은 선거는 정말이지 처음이다. 세상에! 주권재민의 민주원리를 정기적으로 재확인하는 선거가 특정인들의 복수혈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선거를 통해 권력을 장악하고, 그 힘으로 사적인 복수극을 벌이겠다는 의도로밖에 볼 수가 없는 정치‧선거 언어가 난무하고 있다. 대의민주정치의 가장 취약하고 위험한 행태다. 이런 의도를 공공연히 말로 드러내도 이를 저지, 제재할 수 있는 마땅한 제도적 장치가 없다. 이런 간 크고 수치심을 모르는 정치꾼들의 민주정치 둘러엎기에 범법‧부패연대라고 불려
“결국 죽는 것은 의사들이 아니다. 의사들은 이 땅에서든 타국에서든 살길을 찾아갈 것이다. 죽어가는 것은 국민들이다. 그래서 의사들이 애통해하는 마음만 버린다면 슬퍼할 일이 아니다.”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지난 20일 SNS에 올린 글 한 대목이다. 진료를 않겠다면 면허 반납해야 “정부는 의사를 이기지 못 한다”고 하더니 이제는 ‘국민의 죽음’을 말한다. 그러니까 의사들은 의대 정원 증원에 저항하며 벌이는 동업자들의 집단 파업 행위로 국민이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아니 죽어 가리라는 것을 잘 안다는 뜻이다. 결과를 충분히 예
민주주의가 민주주의를 비틀어 상처를 입히고 마침내 무너뜨리고 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자유의 과잉, 권리의 과잉이 빚어내는 민주정치의 자해현상에 대다수 국민은 속수무책이다. 일부의 국민은 스스로 이성적이고 능동적인 활동가로 자처하면서 민주정치를 훼손‧파괴하는 행위에 에너지를 채워주고 있다. 제 새끼를 살해한 뻐꾸기 새끼를 혼신의 힘을 다해 키워내는 뱁새(붉은머리오목눈이)의 처지인데 그런 자각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정치인 타락시키는 무조건적 지지뻐꾸기는 제 집을 짓지 않고 뱁새의 둥지에 알을 낳는다. 탁란(托卵)이라고 한다.
전공의들의 집단파업이 18일째를 맞고 있는 지금까지도, 왜 이런 사태가 빚어졌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의사가 아니라서 그렇다고 하겠는가? 의사의 신세를 져야 할 날이 점점 많아질 일개 시민이니까 더 이해할 수가 없다는 거다. 의사 선생님들, 질병의 치유뿐만 아니라 생사를 의사들에게 맡겨야 하는 일반 국민들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생각하시는가?밥그릇 줄어들까봐 아우성인가의대 정원을 늘리는 일은 국가 의료‧교육‧사회정책을 맡은 정부의 몫이다. 의사들이 나서서 이런 핑계 저런 이유를 대면서 정부와 맞장 뜨겠다고 할 일일 수가 없다.
그렇게 많고 격렬하던 '문빠'들은 다 어디 갔을까? 팬덤정치가 본격적으로 그 양상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 도전 때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노빠',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라는 이름을 가진 온·오프라인의 팬 집단이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시대엔 '문빠', '대깨문(대가리가 깨져도 문재인)'이 급속히 덩치와 목소리를 키우며 등장했다. 그 열렬하던 '노빠', '노사모'는 기억에서 사라져 가고 있었다.위세 대단하던 '대깨문'은 어디로문 전 대통령의 팬덤은 노 전 대통령의 그것에 비해 더 격렬하고
더불어민주당이 아주 시끄럽다. 22대 총선 후보자 공천과정이 이재명 당 대표의 사천(私薦)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해서다. 공정성이 확립되지 않은 공천은 유권자 기만이고 대의민주정치에 대한 반역이라 할 수밖에 없다. 당 대표와 공관위원장을 비롯, 공천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이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자신들이 국민을 속이면 국민은 외면으로 갚는다. 국민에게 외면당하는 정치인의 처지가 어떤 것일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괜히 하는 말이 아니다. 권노갑 상임고문·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장·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강창
온갖 물의를 빚으며 법무부 장관 자리에서 35일을 버티다가 여론의 질타에 떠밀려 사퇴했던 조국 씨 이야기다. 그는 지난 12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양산 평산마을에 가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났다. “다른 방법이 없다면 창당을 통해서라도 윤석열 정권 심판과 총선 승리에 헌신하겠다”며 정치참여의 의지를 문 전 대통령에게 밝혔다.“더불어민주당 안에서 함께 정치를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것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신당을 창당하는 불가피성을 이해한다.”문 전 대표는 그렇게 ‘조국 신당’의 창당을 인가했다.
대통령과 TV방송의 100분에 걸친 국정 대담에서 가장 세인의 관심을 끌었던 건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이다. 날이 밝으면 아마도 일제히 이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설명에 대해 온갖 평가가 쏟아지고 요란한 공방이 벌어질 것이다. 다른 많은 이슈들은 뒷전으로 밀려나 버릴 것이고... 물론 아닐 수도 있다. 경제 외교 안보 등 국정 현안에 대한 관심도가 더 높게 나타날 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는 게 안정되고 선진화된 사회의 모습일 것이다. 그런데 이 기대는 빗나갈 확률이 매우 높다. 선동은 설득보다 힘이 세다. 이 경우라고 예외
무소속 윤관석 의원(작년 5월 3일 더불어민주당 탈당)이 31일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시 후보였던 송영길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당 소속 국회의원 20명에게 각 300만원씩 든 돈 봉투를 나눠줬다. 경선 캠프 관계자에게 요구해 받은 돈이었다. 같이 기소된 송 전 대표의 측근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도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이 칼럼의 주된 관심사는 아니다.윤 의원은 그달 30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체포동의안에
더불어민주당의 치졸한 행태가 어디까지 가고서야 멈출까? 정치를 하자는 건지, 당 대표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험구 경연을 하려는 건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명색이 원내 제1정당이다. 그런데 말본새는 저잣거리 시비꾼 수준에도 훨씬 못 미치는 저질이다. 이런 것도 정당의 정치 활동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면 정당 자체의 존재 의의에 대해 새삼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민주당의 언어가 한심하다는 뜻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오후 충남의 서천특화시장 화재현장을 찾았다. 거기서 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당무에 복귀했다. 피습 사건 후 15일 만이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날선 소감을 피력했다.“법으로도 죽여보고, 펜으로도 죽여보고, 그래도 안 되니 칼로 죽이려고 하지만 결코 죽지 않는다.”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그 정도면 망상 아닌가”라는 반응을 보였다. “제가 이상한 얘기를 안 하려고 했는데 칼로 죽여 본다? 누가 죽여 본다는 건가. 제가? 국민의힘이? 아니면 국민이?”한 위원장은 이런 말도 했다.“그건 그냥 굉장히 이상한 사람이 굉장히 나쁜 범죄를 저지른 것뿐이다. 굉장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에서 흉기 피습을 당한지 8일 만인 10일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했다. 상처부위에 커다란 밴드를 붙이고 있었다. 생각할수록 모골이 송연하다. 불행한 일이었지만 그만하기 천만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계획적으로 인명을 살상하고자 벌이는 흉기 공격은 누가 누구를 겨냥한 것이든 만행(蠻行: 야만스러운 행위)이다. 그런데 잦지는 않지만 잊을 만하면 이런 일이 벌어진다. 일개 시민으로서도 부끄럽고 두렵다. “상대를 죽여 없애야 하는 전쟁 같은 정치를 이제는 종식해야 한다. 우리 정치가 언제부터인가 절망을 잉태하는 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대 병원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겼다고 3일 더불어민주당이 밝혔다. 응급수술을 받은 뒤 약 24시간 만이다. 위급 상황은 벗어났고, 집중적 치료와 관리를 요하는 상태도 넘어섰다는 뜻이겠다. 물론 지속적 가료는 필요하지만 안심해도 될 단계라고 이해가 된다. 당사자와 가족, 그리고 그가 이끌고 있는 민주당을 위해서도 아주 다행스런 일이다. 정당의 대표가 흉기 테러를 당하는 충격적 사태가 발생하긴 했지만 더 큰 불행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니 이야말로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 만하다. 범인이 현장에서 체포되었으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본인이 살려면 김건희 특검을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25일 kbs라디오에 나가서 한 말이다. 전형적인 협박 어투다. 한 전 장관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취임과 동시에 폭망하지 않으려면 김 여사 특검 받아들이라는 거다. 국민의힘이 특검법 국회 통과 및 윤석열 대통령의 수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윤 대통령이 법안 재의요구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막으라는 압박인 셈이다. 독배 내밀며 희희낙락하는 민주당“총선용 특검이다, 그래서 뭐?”라는 말로 들린다. 박
국민의힘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할 모양이다. 의원총회, 당협위원장 연석회의, 상임고문단 회의를 차례로 열어 논의한 결과가 그렇다고 알려졌다. 비주류 측에서 비대위원장보다는 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는 게 낫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하지만 애초부터 ‘한 비대위원장’은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달리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한 장관이 와서 잘하면 대박, 아니면 쪽박이다. 용산과 각을 세우거나 당내 팀워크를 다지며 할 말을 하는 모습을 보이면 대박이 날 가능성이 있다. 한 장관의 개인 능력과 참신함은 훌륭하지만,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마침내 사퇴선언을 했다. 진작 예견됐고, 또 불가피한 선택이다. 지난 10월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했을 때 김 대표의 거취는 결정됐었다고 봐야 한다. 물론 공천의 주체가 누구였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따라서 선거 패배의 책임 소재도 불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당 대표의 책임이 면해지는 것은 아니다. 이유는 간단하다. ‘당 대표’이기 때문이다.김 대표가 공천을 주도했거나 외압에 눌렸거나 책임은 대표 몫일 수밖에 없다. 말을 하자면 길다. 우선 유죄확정 3개월도 채 되기 전에 윤석열 대통령은 김태우 전 강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