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통업계는 라이브 커머스가 대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비 트렌드는 빠른 속도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갔다. 라이브 커머스가 떠오른 배경도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쇼핑 트렌드가 우리 삶에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사진=카카오커머스
사진=카카오커머스

■ 유통업체 잇따라 진출하는 라이브 커머스…"2020년 3兆→2023년 8兆 전망"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라이브 커머스의 성장세는 매우 빠르다. 

네이버가 선보인 '네이버 라이브쇼핑'은 서비스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시청자가 3000만명을 돌파했다. 카카오가 선보인 '카카오 쇼핑라이브' 또한 출시 1달 만에 누적 조회수 1000만회를 돌파하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특히 카카오 쇼핑라이브의 경우 생방송 특성상 하루에 1∼2회 방송을 하는 점을 고려했을 때, 그 성장세가 괄목할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이 외에도 롯데마트, 신세계, 쿠팡 등이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과 협업하거나 자체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을 선보이는 등 유통업계 여러 업체들이 잇따라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올해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 규모를 약 3조원으로 추정한다. 전체 이커머스 시장의 1.9% 수준이다. 그 성장세는 더욱 놀라워 불과 3년 뒤인 2023년에는 약 8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라이브 커머스 침투율은 전체 이커머스 대비 1.9%에 불과해 향후 상승 여력을 기대할 수 있다"며 "현재 인터넷 플랫폼들이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 뛰어들고 있고, 홈쇼핑 업체 외 전통 유통업체들 또한 진출을 가속하고 있는 만큼 시장 성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라이브 커머스는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하는 시장이다. 중국 최대 쇼핑 업체인 알리바바그룹의 이커머스 플랫폼 '타오바오'는 이미 5년 전부터 라이브 커머스를 시작하고 있다. 

실제 올해 광군제에서는 라이브 커머스가 행사 주축이 되면서 입점 업체 총 거래액의 60%가 라이브 커머스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광군제 기간 총 매출은 4982억 위안(약 83조7972억원)에 달한다.

이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중국의 라이브 커머스 시장은 올해 9712억 위안(약 165조원) 규모, 시청자는 3억7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중국 첸잔(前瞻)산업연구원은 전망한다.

삼양식품은 지난 11월 5일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 국제수입박람회'에서 불닭볶음면 홍보관을 운영하고 라이브방송을 진행했다./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은 지난 11월 5일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 국제수입박람회'에서 불닭볶음면 홍보관을 운영하고 라이브방송을 진행했다./사진=삼양식품

■ 라이브 커머스 인기…온라인 소비 트렌드·온라인 한계 극복·MZ세대에 익숙한 커머스

이처럼 라이브 커머스가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는 배경에는 우선 라이브 커머스가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새로운 상품 판로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점이 있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같은 대형 유통업체와 네이버·카카오 등 ICT 업체,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가 라이브 커머스에 진출하는 이유는 적은 투자비용으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통상 이커머스 구매전환율은 0.3~1% 수준이다. 반면 라이브 커머스의 구매전환율은 5~8%에 달한다. 이는 라이브 커머스가 갖는 가장 큰 특징인 양방향 소통을 통해 실시간으로 제품 정보를 제공하는 만큼 온라인 시장의 본질적 한계인 '제품을 구입하기 전까지는 내 눈으로 확인할 수 없다'는 부분을 해결해 보다 많은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한다는 것이다.

라이브 커머스는 비용 부담 및 광고 여력 부족으로 좋은 제품이 있음에도 소비자에게 소개하기 쉽지 않았던 중소기업에도 접근하기 쉬운 채널이다.

중소기업 제품 판매에 효과가 큰 TV홈쇼핑의 경우 높은 판매 수수료 및 한정된 상품 취급 수에 따른 한계로 중소기업이 이용하기엔 사실 부담스러운 채널이다.

반면, 라이브 커머스는 촬영 장비만 갖추고 있으면 할 수 있다. 특히 라이브 커머스가 거대 플랫폼을 기반으로 방송되는 만큼 인터넷상에서 바이럴 되기에도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어 투자비용 대비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MZ세대(80~2000년대 초반 출생)가 익숙한 1인 스트리밍 형태의 채널이라는 점도 라이브 커머스 인기 요인 중 하나다. 

판매자는 시청자와 소통하면서 방송의 재미를 이끌어 내는 동시에 시청자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 특히 각 연령층에 인기있는 셀러브리티(Celebrity)를 활용하면 제품에 맞는 타겟층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수도 있다.

실제 지난 3일 네이버 셀렉티브와 MBC가 협업했던 ‘핑크페스타’에서 화장품 브랜드 ‘뮤리’의 라이브 커머스를 위해 틱톡 120만 팔로워의 크리에이터 이승재가 출연한 바 있는데, 업계는 평소 수준 높은 메이크업 실력을 보여주었던 크리에이터와 뷰티 카테고리와의 시너지 효과가 발휘됐다고 평가한다.

사진=네이버
사진=네이버

■ 소비자보호정책 등 취약점 많아 개선 필요…정부도 관련 논의 중

한편, 라이브 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데 반해 소비자 보호 등 제도적 허점이 많아 이를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비슷한 형태인 TV홈쇼핑의 경우 공중매체를 이용하기 때문에 전자상거래법, 표시광고법, 식품표시광고법 등 기본적인 소비자보호법 외에도 방송법과 상품소개 및 판매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을 추가로 적용받는다. 

반면 라이브커머스는 표현과 형식에 제한이 없다. 생방송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방식은 TV홈쇼핑과 동일하지만, 인터넷방송이나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스트리밍'의 일종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들 서비스에서 자체적으로 소비자보호정책을 갖추고 있지만 들여다 보면 결제·반품·환불 등 제도가 잘 마련돼 있지 않아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이 없다'며 빠져나갈 구멍이 많다"며 "소비자의 경우에도 문제가 발생했을 때 플랫폼이 아닌 입점 업체와 직접 다퉈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부는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의 ‘규제 공백’ 문제를 인지하고 관련 제도 정비에 나선 상태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는 관련 법 개정, 과기부 산하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은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제 가능성’에 대한 연구 용역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