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대동병원)
(제공: 대동병원)

겨울철 ‘도로 위 암살자’라 불리는 ‘블랙아이스’는 기온이 갑작스럽게 내려가면서 도로 위에 녹았던 눈이 다시 얇은 빙판으로 얼어붙는 현상이다.

이 현상은 매년 큰 인명피해를 가져오는 겨울철 교통사고의 원인으로 꼽힌다.

매서운 추위가 지나간 뒤 큰 일교차에 따라 빙판길이 녹았다 얼기를 반복하면서 보행 중이던 사람들에게 큰 위협이 된다.

운전자들이 주의해야 할 블랙아이스 만큼 보행자들도 겨울철 낙상사고를 주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노인들의 경우 뼈가 약하고 넘어지기 쉬워 더욱 조심해야 한다.

해마다 겨울 한파가 지나간 후 미끄러운 빙판길에 넘어져 병원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급증한다. 지난 2015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09~2013년 ‘골절’ 진료 인원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골절 환자가 가장 많은 달은 12월과 1월이었다.

특히 겨울철에는 진료 인원 5명 중 1명이 ‘아래팔의 골절’로 진료를 받았고 70대 이상이 전체 진료 인원의 18.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은 대부분 넘어질 때 무의식적으로 먼저 손을 짚는다. 이 경우 체중이 손목과 아래팔에 실리게 되면서 뼈가 쉽게 부러지는 것이다.

넘어진 사람 중 대부분은 통증이 있어도 ‘조금 삐었겠지’하고 약국에서 파스나 진통소염제만 처방받아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그러나 결국 며칠 동안 더욱 심해지는 통증을 견디지 못하고 상처 부위가 크게 부어올라 뒤늦게 병원을 찾아 골절로 진단을 받고 장기간 치료를 하는 경우도 빈번히 발생한다.

초기 치료 시기를 놓치고 방치하다가 골절 부위 주변 조직을 손상하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넘어진 직후 손목이 심하게 부어오르거나 통증이 심하면 바로 병원을 찾아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겨울이 되면 일조량이 감소하면서 인체 내에 칼슘의 양을 유지하는 활성 비타민 생성이 줄어들기 때문에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다른 계절에 비해 골절이 더욱 잘 일어난다.

보통 골절을 단순히 뼈가 부러지는 가벼운 질병으로 생각하지만 골절은 뼈뿐만 아니라 주변의 근육·인대·피부 상처를 일으키거나 더 큰 합병증을 일으켜 생명이 위험해지는 경우도 있다.

주로 노인층에서 많이 발생하는 낙상에 의한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고 꾸준한 운동을 통해 근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빙판길이나 미끄러운 길을 걸을 때는 얼굴을 앞으로 약간 숙이고 걷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골다공증이 심한 경우 뼈의 강도를 높여주는 별도의 치료를 병행해야만 한다.

골절은 비수술 치료와 수술치료로 나뉜다. 대표적인 비수술적 치료는 골절 부위를 석고로 고정하는 깁스이다. 만약 깁스할 수 없고 수술이 불필요한 경우에는 골절 부위가 아물 때까지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한다.

수술로는 골절을 바로 잡은 후 금속물을 이용한 고정법과 인공관절을 이용한 치환술이 있다. 간혹 관절경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 수술치료는 전문의의 진단에 따라 환자의 골절 상태와 나이 등을 고려해 가장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대동병원 임극필 관절센터 과장은 “평소 가벼운 맨손 체조를 하고 의자를 잡고 일어섰다를 반복하면서 유연성·근육 강화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며 “미끄러져도 빨리 균형을 잡기 위해 행동에 제약을 주는 두꺼운 옷을 되도록 피하고 미끄러운 길을 걸을 때는 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무거운 짐을 들고 무리하게 걷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넘어질 때는 무릎을 구부리면서 그 자리에 주저앉는 것이 좋으며 몸을 낮추고 무게 중심을 앞에 둬야 골절이나 뇌진탕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