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가 자발적인 접종 희망자가 최근 급격히 줄어 유통 기한이 지난 백신이 대량으로 폐기되거나 접종 대상자 이외 불특정 다수에게 조기접종 독려 문자가 발송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채널12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현지 최대 의료관리기구(HMO)인 클라릿은 최근 냉동고에서 꺼내 두었던 약 1천회 분량의 화이자 백신을 실제 백신 접종자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적어 폐기했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5도의 초저온 상태로 보관되는데, 냉동고에서 꺼낸 뒤 일정 시간이 지난 제품은 사용할 수 없다.

또 복수의 HMO는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백신을 긴급하게 활용하기 위해 접종소 인근에 거주하는 회원들에게 조기 접종 독려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문자는 정부가 지정한 백신 접종 연령대에 포함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발송됐다.

현재 이스라엘 정부가 정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자는 35세 이상 성인과 16∼18세의 청소년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진행해온 이스라엘의 하루 백신 접종자 수는 최근 눈에 띄게 줄었다.

보건부 통계에 따르면 월요일인 1일 하루 접종자는 8만7천명으로 하루 15∼20만 명 선을 오갔던 몇 주 전의 절반 수준이다.

클라릿의 백신 접종 관리자인 칼라닛 카이는 "최근 백신 접종 속도가 느려졌다. 1차 접종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줄었다"며 "페이스북과 SMS(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대상 연령대에 포함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조기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클라릿의 다른 직원은 "과거엔 백신이 부족했는데, 이제는 백신을 맞을 사람이 부족하다"며 "안타깝게도 백신 접종 속도가 급격하게 둔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