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지난주에 이어 0.15% 주간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9주 연속 0.1%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가 여러 차례 '집값 고점' 경고를 이어가도 시장은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주간상승률을 나타냈다.

서울 송파구 한 재건축 아파트 현장에서 건물이 철거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한 재건축 아파트 현장에서 건물이 철거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2주(15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보면, 전국 기준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4%, 전세가격은 0.16% 상승했다. 각각 전주보다 0.02%포인트, 0.03%포인트 상승폭이 줄었다.

서울 아파트값은 한 주 동안 0.15% 올라 지난주와 동일한 상승폭을 유지했다. 주간상승률 기준 2019년 12월(0.2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2주 연속 이어간 것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이어 최근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연달아 “집값이 고평가 돼있다”고 강조했지만 실상은 꺾이지 않는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재건축 단지 등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에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건축 이주수요로 촉발된 강남발 전세난은 방학 이사철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양천구 등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실제 서울 아파트값은 4·7 보궐선거 이후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며 다시 오름폭을 키워 'V'자 형태로 반등하는 중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100일 째를 맞는 이번주 노원구는 0.27% 올라 14주 연속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4월 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피한 노원구는 상계·중계동의 역세권과 재건축 단지 위주로 가격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중랑구(0.19%)·도봉구(0.18%)·금천구(0.18%)·은평구(0.15%) 등 외곽 지역도 높은 상승률을 이어가며 전주 대비 상승 폭을 키웠다.

강남권도 재건축·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강세가 이어졌다.

서초구(0.19%)는 잠원·서초동 주요 단지 위주로, 강남구(0.16%)는 도곡·대치동 위주로, 송파구(0.16%)는 잠실·문정동 위주로 각각 올랐다.

부동산원은 "서울은 금리 인상 우려와 코로나19 변이 확산 등으로 대체로 관망세를 보이며 매수 문의가 많지 않았지만, 재건축이나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에 기대감이 이어지며 아파트값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수도권은 지난주 0.35%에서 이번 주 0.32%로 오름폭이 소폭 줄었다. 수도권은 지난주까지 3주 연속 0.35%로 횡보했는데. 이는 부동산원이 주간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었다.

경기가 0.43%에서 0.40%로, 인천이 0.46%에서 0.44%로 전주 대비 상승 폭을 줄였으나 여전히 0.4%대의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다.

경기·인천은 'GTX 효과' 등 교통·개발 기대감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는 안양 동안구(0.86%)를 비롯해 안성시(0.85%), 군포시(0.70%), 평택시(0.67%), 안산 단원구(0.61%)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고, 인천은 연수구(0.53%), 남동구(0.48%), 부평·계양구(0.45%)를 중심으로 올랐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취임 100일째를 맞았다. 사진은 4월 8일 서울시청으로 출근하는 오세훈 시장.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취임 100일째를 맞았다. 사진은 4월 8일 서울시청으로 출근하는 오세훈 시장. (연합뉴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19%에서 0.16%로 상승 폭이 축소됐다.

서울은 0.11%에서 0.13%로 오름폭이 커지며 3주 연속 0.1%대 상승을 이어갔다. 107주 동안 한주도 쉬지 않고 오른 것이다.

지난달 이후 반포동 재건축 단지의 이주수요 영향으로 전셋값이 급등한 서초구는 이번 주에도 0.30% 올라 서울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양천구는 지난주 0.07%에서 이번 주 0.25%로 상승률이 크게 치솟으며 작년 1월 셋째 주(0.30%)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고로 올랐다. 동작구 역시 0.14%에서 0.22%로, 작년 1월 셋째 주(0.27%) 이후 1년 반 만에 최고로 상승했다.

양천구는 방학 이사철을 맞아 전세 수요가 목동신시가지 단지로 몰리며 전셋값이 올랐고, 동작구는 재건축 이주 수요가 있는 노량진·흑석동 위주로 상승 폭이 확대됐다.

송파구(0.19%)를 비롯해 강동구(0.15%), 강남구(0.14%), 노원구(0.14%), 용산구(0.14%), 강북구(0.13%) 등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가 0.26%에서 0.24%로, 인천이 0.41%에서 0.34%로 각각 오름폭이 줄었다. 이런 영향으로 수도권 전체로는 0.23%에서 0.22%로 오름폭이 소폭 축소됐다.

부동산원은 "서울의 경우 정비사업 이주수요가 있거나 학군 수요가 있는 지역 위주로 전셋값이 상승하며 지난주 대비 상승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