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설 한국좋은일자리연구소장
윤기설 한국좋은일자리연구소장

“지금 민노총은 대한민국 헌법과 정체성을 공격하는 전형적인 이념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체제 전환이다.”

김준용 국민노총 사무총장이 지난 10일 ‘끝없는 타락 노동운동, 해묵은 숙제 노동개혁’이란 주제로 열린 만민토론회에서 비판한 내용이다. 

그는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내란 선동으로 대한민국 뒤집기를 시도하다 유죄 판결을 받은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과 같은 경기동부연합 출신이라는 사실도 털어놓았다. 

또한 진경호 전국택배노조 위원장이 김일성 일가가 묻혀 있는 북한 평양의 혁명열사릉을 찾아 참배까지 한 사람이라는 사실도 밝혔다. 

임금인상,근로조건개선 등에 관심을 두어야할 민주노총 지도부가 이념투쟁에 몰두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씨는 청계피복노조 임금교섭위원과 대우어패럴 노동조합 위원장을 지냈고 민주노총의 전신인 전노협 사무차장으로 있으면서 민노총 출범에 산파 역할을 한 인사여서 그의 폭로는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민주노총의 이념투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1990년대 민준총이 만들어질때부터 NL계와 PD계간 이념투쟁이 충돌했다. 민주노총은 현재 국민파 중앙파 현장파 등 3개 계파가 조직을 분할하고 있다.

 이중 국민파는 친북‧ 반미 성향의 NL계(민족해방‧주사파)에 뿌리를 두고 있고 강경노선을 걷는 중앙파와 현장파는 노동해방을 부르짖는 PD계(민중민주‧평등파)의 이념을 따른다. 이들 계파의 세력분포를 보면 국민파가 대략 55%로 다수파이고 중앙파(30~35%)와 현장파 (10~15%) 순이다. 

계파간 주도권 싸움은 치열하다. 국민파 쪽에선 강경노선을 유지해온 중앙파와 현장파의 운동방식에 대해 “뒷골목 노동운동”이라고 비난하고 있고 반대로 중앙파와 현장파쪽에선 국민파에 대해 “북한을 맹종하는 사교(邪敎)집단 같다”고 비아냥 거리기도 했다. 

 2010년10월 김정은이 3대째 세습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전세계가 커다란 충격을 받았을 때도 NL계와 PD계간에 입장이 완전히 갈렸다. PD쪽에선 “3대 세습은 민주주의 정신에 위배되는 말도 안되는 행태“라며 비판을 퍼붓었으나 NL계 주사파들은 별다른 비판이 없었다. 

당시 이정희 민노당대표(NL계)는 “북의 권력구조를 언급하면 남북관계가 급격히 악화된다. 세습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게 민주노동당의 판단”이라고 발표했을 정도다. 백두혈통 김일성-김정일 부자를 추앙했던 주사파들로서는 3대 세습을 비판하는 것은 무례한 행동이라고 여겼기때문이다.

지금 주사파들의 친북 행태는 노골적이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올해 10월 말 조합원 110만명이 참여하는 사회대전환 총파업투쟁을 벌이기로 했는데 그 이유가 기간 산업과 주택 50% 국유화, 재난 시기 무조건 해고 금지, 국방 예산 삭감, 부동산 투기 소득 환수 등을 관철시키기 위한것이다.

노동단체가 조합원들의 근로조건향상이나 권리와 상관없는   국방예산삭감 같은 의제들을 들고 나온 것은 북한지령을 받은 청주지역 간첩혐의자들의 활동 방향과 별반 다르지 않다. 

청주지역활동가들은 스텔스기 도입 반대 등 북한의 지령을 받고 여당의원 면담 등을 통해 예산삭감 활동을 벌였다. 국방예산이 감축돼야 스텔스기 도입이 차질을 빚기때문이다. 

노동존중사회를 내건 문재인 정부에서 민주노총의 파워는 그 어느때보다 강력하다. 민주노총이 지난 8월초 코로나 방역지침을 어기면서 8000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전국노동자대회를 강행했을 때 정부의 공권력이 제대로 제어하지 못할 정도로 견제받지 않는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하지만 민주노총의 많은 일선 조합원들은 NL이니 PD니 하는  계파간 투쟁에는 관심이 없다. 오로지 자신들이 다니는 기업의 생산성을 높여 자신들의 임금소득을 높이고 고용안정을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