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군 당국이 2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대응하기 위해 작전계획(작계. OPLAN)을 최신화해 나가기로 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서욱 국방장관과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SCM)를 개최한 뒤 가진 공동회견에서 전작권 보완을 위한 "새 전략기획지침(SPG)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서욱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확대회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서욱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확대회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양국 군 당국은 이번에 승인된 SPG를 통해 기존 한미연합사령부 작전계획인 '작계 5027'과 '작계 5015'에 대해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응하는 내용으로 최신화할 계획이다.

    지난 1974년 나온 작계 5027은 북한이 대규모 기갑 전력을 앞세워 남침하면 한·미 양국이 이를 저지한 뒤 반격하는 것이 핵심이다.

북한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 첫 시험발사"…김정은 참관 안해[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 "극초음속미사일 화성-8형 첫 시험발사"…김정은 참관 안해[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미국은 이와 관련해 개전 90일 내에 병력 60여만 명, 항공모함 다섯 척과 핵추진 잠수함과 구축함 등 전투함 160여 척, 군용기 2,500여 대를 한반도에 보낸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작계 5027은 전면전 양상만 상정한 것으로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 해군의 제럴드 포드 항공모함[EPA=연합뉴스 자료 사진]
미 해군의 제럴드 포드 항공모함[EPA=연합뉴스 자료 사진]

 

    이런 지적과 평가에 따라 양국은 지난 2015년 내용을 보완한 작계 5015를 내놓았다. 작계 5015는 전면전뿐 아니라 국지전과 대량살상무기 등 다양한 상황에 맞게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또 이와는 별도로 북한 내에서의 군사반란(쿠데타)나 내란, 대량 탈북, 대규모 자연재해 등 급변사태를 대비한 작계 '5029'도 별도로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겨울철 집중 어로전투'가 한창인 동해지구의 수산사업소들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겨울철 집중 어로전투'가 한창인 동해지구의 수산사업소들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연합뉴스]

 

    오스틴 장관은 북한 핵·미사일 고도화가 역내 안보를 불안정하게 하고 있다는 게 공통된 평가라고 전제했다. 이어 "북한에 대해 외교적 접근 의지를 갖고 있고 대화를 계속 제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작계를 보완하려면 양국 국방장관이 일종의 가이드라인 격인 SPG에 먼저 합의해야 한다. 이후 양국은 SPG를 토대로 합참 차원에서 본격적인 작계 수정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SCM)를 하루 앞둔 1일 오후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6회 한미동맹의 밤' 행사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SCM)를 하루 앞둔 1일 오후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6회 한미동맹의 밤' 행사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마지막 SPG 승인이 2010년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11년 만에 대대적인 작계 수정작업에 돌입한 셈이다.

    한미가 북한을 대화로 끌어들이기 위해 종전선언을 추진하는 와중에 북핵 대응을 위한 작계가 수립되는 것과 관련, 서욱 장관은 "종전선언은 정치선언적 의미라서 작계를 위한 SPG와 특별한 관계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욱 장관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 내년에 미래연합사 완전운용능력(FOC) 평가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CG[연합뉴스 제공]
주한미군 CG[연합뉴스 제공]

 

    FOC 평가는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 사령관(대장)이 지휘하는 미래연합사령부의 운용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3단계 평가 절차 중 2단계에 해당한다.

    서 장관은 또 현재 용산에 있는 한미연합사령부 본부를 내년까지 평택으로 이전한다는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주한미군 현 전력 수준을 유지한다는 미국의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서 장관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