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시작되는 게임사 지난해 4분기·연간 실적을 앞두고 업계 안에서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기존 주류 게임사인 3N(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은 코로나 특수로 지난해에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됐으나 신작 부진으로 인해 유의미한 성장 폭을 거두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다르게 신흥강자로 자리매김한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신작 및 기존 라이브 게임의 흥행에 힘입어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올해부턴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3N이 본격적으로 신작 출시를 비롯해 게임 안에 P2E·NFT를 도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성장 모멘텀을 찾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3N, 신작 부진에 성장 '정체'··· 연매출 8조 돌파 어려울 듯

26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엔씨의 2021년 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5332억원, 4819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작년과 비교해 각각 2.61%, 41.57% 줄어든 것이다.

다만 4분기 실적에서는 웃었다. 신작 리니지W 성과로 실적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 것. 엔씨의 4분기 매출은 8000억원, 영업이익은 22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51%, 41.07%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러한 리니지W의 선방에도 불구하고 기존 라이브 게임의 부진을 상쇄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간 효자 역할을 해왔던 리니지M, 리니지2M의 매출 감소가 결정타로 작용했고 신작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한 탓이다. 특히 트릭스터M, 블레이드 & 소울2 등 역시 예상과 달리 줄줄히 고배를 마시면서 엔씨의 전체 실적을 다운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넷마블 또한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넷마블은 지난해 연매출 2조5294억원, 영입이익 177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대비 매출은 1.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4.74% 감소한 수치다.

기대를 모았던 '제2의 나라'는 출시 초반 성과를 내는 듯 보였으나 이후 상위 순위권에서 멀어지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또한 글로벌 출시된 '마블퓨처 레볼루션'이 전작과 달리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한 탓도 컸다.

4분기 전망치는 밝다. 스핀엑스 연결편입 효과로 4분기 매출 774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1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업인 게임사업에서의 신작 부재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05% 줄어든 73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넥슨 역시 아쉬운 성적표가 예상된다. 업계 최초로 연 매출 3조원의 시대를 열었으나 2조원대로 내려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넥슨은 지난해 연 매출 2772억엔(약 2조8600억원), 영업이익 955억엔(약 9853억원)을 거둘 것으로 자체 전망했다. 작년과 비교해 각각 5.4%, 14.3% 줄어든 규모다.

넥슨의 경우 지난 3분기 실적발표 당시 4분기 실적 전망치를 매출 512억엔~570억엔(약 5383억원~5993억원), 영업이익 25억엔~69억엔(약 262억원~725억원)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23% 감소한 수치다.

4분기 실적 부진은 올해 1분기 출시 예정인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마케팅 비용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해에는 11월 출시한 블루아카이브를 제외하고 이렇다할 신작을 내놓지 않은 만큼 전체 실적 감소가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2021년은 2K가 주인공, 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 '역대 최대 실적' 예상

2021년은 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의 해라고 봐도 무방하다. 주력 타이틀의 견조한 성과를 기반으로 1년 사이 급성장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연간 실적 전망치는 매출 2조406억원, 영업이익 823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2.2%, 6.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사상 처음으로 연매출 2조원을 넘어서는 것이다.

4분기 실적에선 매출 5851억원, 영업이익 2235억원으로 전년 동기(매출 3526억원·영업이익 926억원) 대비 각각 66%, 141.4% 큰 폭으로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 상승 배경에는 주력 IP인 배틀그라운드가 꼽힌다. 실제로 배틀그라운드 시리즈는 PC, 모바일, 콘솔 부문에서 전반적으로 고른 상승세를 보이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카카오게임즈는 사상 첫 연매출 1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카카오게임즈의 지난해 예상 실적은 매출 1조467억원, 영업이익 1258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11.2%, 89% 급증한 규모다.

4분기 실적에선 매출 3208억원, 영업이익 5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 258% 증가가 예상된다.

호실적 배경에는 카카오게임즈의 싱작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성과가 원동력으로 꼽힌다. 오딘은 출시 후 17주 연속 양대 마켓 매출 순위 1위를 이어갔으며 지난해 2021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올해 각축전 펼쳐지나··· 글로벌 진출·신작 출시·P2E 도입 등 도약 예고 

올해는 3N도 본격적인 신작 출시를 이어간다. 특히 업계에선 미래 먹거리로 평가받는 P2E·NFT 도입으로 시장판도가 재편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엔씨는 지난 3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NFT와 블록체인이 적용된 새로운 게임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특히 자체 MMORPG에 강점이 있는 만큼 향후 NFT 결합을 통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리니지W는 북미, 유럽 등으로 출시 국가로 확장한다. 동시에 리니지W의 권역별 특화 서비스 및 시스템 개편도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넷마블은 오는 27일 신사옥 G타워에서 기자간담회(NTP)를 열고 새로운 미래비전과 신작 라인업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업계에선 넷마블이 자회사 넷마블에프엔씨를 통해 '아이텀게임즈'를 인수한만큼 본격적으로 P2E 게임 출시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숨고르기를 끝낸 넥슨은 올해 킬러 타이틀을 대거 내놓는다. 우선 1분기 주력 타이틀인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출시를 필두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도 글로벌에 선보일 예정이다. 신규개발본부에서 대형 프로젝트도 준비중이다. 공성전 특화 MMORRPG 'Project ER', 글로벌 타깃의 모바일게임 'Project SF2', 백병전 PvP 액션 장르의 PC 게임 '프로젝트 HP' 등 장르·플랫폼에 국한받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은 글로벌 보폭을 키우는 데 집중한다. 카카오게임즈는 앞서 '글로벌', '비욘드 게임' 두 키워드를 미래 성장 목표로 내세운 바 있다. 오딘의 대만 진출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글로벌 공략에 나선다. 더불어 다양한 장르의 신작들을 선보이며 입지 확장에 주력한다. 여기에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결합되는 '스포츠', '메타버스' 분야로 영역을 확장해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크래프톤은 신작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를 차세대 배틀로얄 게임으로 성장시킴과 동시에 또한 인도 지역 공략을 가속화한다. 또한 펍지 유니버스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시장에도 도전, IP 확장에도 주력한다. 특히 배틀그라운드 무료화 정책 이후 유저 유입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낸 만큼 전 세계 무대를 대상으로 IP 파워를 더욱 키운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