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원 지사장과 한국산업인력공단 주 키르기스스탄 김은기 센터장(오른쪽)이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조정원 지사장
조정원 지사장과 한국산업인력공단 주 키르기스스탄 김은기 센터장(오른쪽)이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조정원 지사장

1982년 3월 18일 산업인력의 양성 및 수급의 효율화를 도모하고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과 국민복지 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한국산업인력공단(이사장 어수봉)은 한국에서 부족한 인력을 해외 근로자를 통해 보완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글로벌경제신문은 최근 주 키르기스스탄 한국산업인력공단 김은기 센터장을 만나 해외인력 송출에 관한 전반적인 상황을 들었다. 인터뷰는 2022년 5월 2일 주 키르기스스탄 한국산업인력공단 사무실에서 진행했다.

조정원 지사장(이하 조)=인터뷰에 응해 주시어 고맙습니다. 코로나 19로 상당기간 인력송출이 중단 되었을텐데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김은기 센터장(이하 김)=코로나19로 인하여 근로자 송출업무가 전면 중단 되었을 당시에는 인력 송출 재개를 대비하여 현지 지원업무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주요업무를 말씀드리자면 △통상 연1회 실시하였던 한국어능력시험을 ‘21년도에는 3회 실시하여 양질의 인력풀(900여명) 확보에 집중 △송출 재개 후 대규모 인원의 효율적 송출 및 근로자의 안전한 입국을 위해 '인천-비쉬켁' 직항노선 전세기 유치 준비 △근로자의 최단시간 입국을 위한 사전취업교육을 상시 실시 등입니다. 이를 통해 2021년 11월 정부의 송출 재개 이후 현재까지 272명의 키르기스스탄 근로자가 한국 취업을 위한 출국을 할 수 있었으며, 이 수치는 동기간 역대 최대 송출인원이기도 합니다.

전세기로 한국에 온 키르기스스탄 근로자 117명. 사진=조정원 지사장
전세기로 한국에 온 키르기스스탄 근로자 117명. 사진=조정원 지사장

조=주 키르기스스탄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는 주로 어떤 업무를 하고 계신지 소개해 주십시오.
김=키르기스스탄 EPS센터는 준정부기관인 한국산업인력공단의 해외지사로, 키르기스스탄에서 고용허가제 관련 송출기관의 송출업무 및 공단의 외국인력 도입 업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외국인력송출 업무지원과 모니터링이 주 업무이며 고용허가제 사업설명회 실시 등 홍보, 한국어능력시험 시행 및 평가를 통한 외국인력 선발과 송출 외국인근로자의 사전교육 및 컨설팅, 귀국근로자 한국기업 취업지원 및 네트워크 운영, 미청구 보험금 찾아주기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외 한국청년의 해외취업지원을 위한 구인처 발굴과 해외취업자에 대한 정착지원금 지원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조=언제부터 인력 송출업무가 재개 되었는지와 코로나 19 이전과 비교하여 어느 정도 수준까지 회복되었는지요.
김=2021년 11월 5일 한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력 송출 재개를 선언하였으나 키르기스스탄의 경우 직항노선의 부재, 방역강화대상국가로 포함됨에 따른 추가 행정 요구 등의 사유로 바로 재개하지는 못하고 그해 12월 31일 비로소 11명의 근로자 송출을 시작으로 1년 10개월만에 송출을 재개하였습니다. 
아직까지 코로나 이전보다 까다로운 절차와 많은 행정 조치를 요구하여 이전 수준의 회복은 되지 않았으나, 점차 완화되고 있어 연말에는 역대 최대 인원이 한국에 취업갈 수 있을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조=한국은 세계 여러 국가와 인력송출에 대한 협약이 되어 있는 줄 압니다. 그 국가와 불법체류 비율 등에 대한 정보가 있을 것 같은데요.
김=고용허가제 근로자 도입국가(MOU 체결순)는 필리핀, 몽골, 스리랑카,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파키스탄, 캄보디아, 중국, 방글라데시, 키르기스스탄, 네팔, 미얀마, 동티모르, 라오스 등 16개국 입니다. 
2004년 필리핀과의 협약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6개 국가와 협약이 되어 있으며 키르기스스탄은 2007년에 협약을 맺어 현재까지 5193명의 키르기스스탄 인력이 고용허가제를 통해 한국에 취업했습니다. 
외국인력 도입규모는 매년 초 외국인력정책위원회를 통해 결정하며 국가별 규모는 사업주 선호도, 불법체류율, 고용허가서 발급 수요 등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됩니다.
현지에서 외국인력을 선발하여 구직등록을 하면 외국인력 인력풀에 등재가 되어 분기별 알선기간동안 한국의 사업주에게 3배수의 인력풀을 제공하기 때문에 사업주에게 선발될 확률이 인력풀 등재 이후 대략 3:1정도이나 선택 확률은 사업주의 국가 선호도에 따라 증감될 수 있습니다.
불법체류 비율의 자세한 사항은 비공개이나 지난 4월 기준 키르기스스탄은 다른 국가에 비해 낮은 수준입니다.

조=한국으로 취업하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비자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안내도 요청 드립니다.
김=전문기술이 없는 일반인 기준으로 한국에서 취업활동이 가능한 비자는 C4, E8, E9 등이 있습니다.
이중 C4는 단기 취업비자로 3개월이하 체류하며 한국의 기업체 등으로부터 초청을 받아야 합니다.
E8은 계절근로자 비자로 한국 지자체와 키르기스스탄 지자체간의 MOU를 통해 운영되며, 농촌의 일손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5개월 이하로 근무할 수 있습니다.
E9은 고용허가제로 국내 중소기업에서 3~9년 8개월(재입국특례 활용시)까지 취업활동을 할 수 있는 비자입니다.

키르기스스탄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능력시험. 사진=조정원 지사장 
키르기스스탄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능력시험. 사진=조정원 지사장 

조=외국인 근로자를 직접 채용한 기업들로부터 선호하는 국가에 대한 정보가 있을런지요? 그 이유를 알면 개선방향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에 대한 센터장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김=현재기준, 캄보디아, 베트남, 네팔, 태국 근로자를 선호하며 키르기스스탄 근로자는 16개 국가 중 하위권에 있습니다. 
그 이유로는 △키르기스스탄의 인력풀 규모가 타 국가 대비하여 상대적으로 적고 △사업주의 키르기스스탄 근로자에 대한 선호도 저하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인력풀 규모의 점진적 확대를 위해서는 취임 후 역대 최대(연 3회) 한국어능력시험시행을 시행하였으며, 양적인 확대와 더불어 양질의 근로자 인력풀을 구축하고자 입국 전 근로자 특별 사전교육을 실시하여 근로자들에게는 한국 문화 적응력을 높여주고, 사업주에게는 키르기스스탄 근로자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업주의 선호도 제고를 위한 노력으로는 키르기스스탄 및 근로자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와 이해도 제고를 위해, 주한 키르기스스탄 대사관과의 협력을 통해 “키르기스스탄 근로자 알리기” 홍보사업을 신규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고용허가서 발급대상 기업 리스트를 대사관에 제공하고 맞춤형 홍보자료 배포 및 방문 상담을 실시하여 한국의 사업주들에게 키르기스스탄 근로자 채용을 적극 독려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양질의 근로자 제공을 통한 이미지 개선을 위해 근로자들의 한국어 능력을 향상시키고자 유관 교육기관들과의 협력도 지속 확대 추진 중에 있습니다.

우수 외국인력 양성을 위한 교재 기증. 사진=조정원 지사장
우수 외국인력 양성을 위한 교재 기증. 사진=조정원 지사장

조=현재 키르기스스탄이 년간 송출 가능한 인력은 몇 명이며, 쿼터를 100% 채우지 못하는 이유로 어떤 것들을 들 수 있겠는지요?
김=현재 코로나 19로 인한 외국인력 입국제한으로, 외국인력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하여 쿼터는 공식 발표되지 않고 있으며, 현지에서 외국인력 선발을 통해 만들어진 인력풀을 사업주에게 제공하여 선택이 되면 계약된 인원은 송출이 가능합니다. 
참고로 키르기스스탄의 2022년 외국인력 선발 규모는 3092명이나 5월 선발시험에 1479명이 접수하여 커트라인 55(100만점)을 넘은 합격자는 전원 외국인력 구직자 인력풀에 등재되어 사업주에게 선택받을 기회를 받게 됩니다. 선발규모보다 접수인원이 초과할 경우 높은 점수 순으로 선발하게 됩니다.

조=양국 정부에게 제안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김=키르기스스탄은 현지 일자리 부족, 낮은 임금 등의 사유로 다수의 청년들이 해외취업을 선호하여 110만명 내외가 해외취업 상태인데 그 중 러시아가 100만명 내외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에 비해 한국 진출 규모는 5000명 정도로 작은 수준임에 따라 16개 고용허가제 국가 중 정부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져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K팝, 드라마 등 한류의 영향으로 청년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 더욱더 증대되어 한국으로의 해외취업에 대한 관심도 함께 늘어나고 있으므로 양국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통해 다수의 책임감 있고 성실한 키르기스스탄 근로자가 한국에서 일할 수 있길 바랍니다. 

조=현재 한국산업인력공단을 통해 한국 기업에 취업한 키르기스스탄 국민들은 몇 명이나 되며, 그 중 현재 한국에 체류 중인 근로자는 어떻게 되는지요?  
김=그간 5193명이 나갔으며 현재 한국 중소기업 현장에서 근무 중인 E-9근로자는 773명 입니다.

조=나아가 어느 분야, 어느 지역에 대한 정보가 있다면 소개 요청 드립니다.
김=전원 제조업에 종사하며 경기도에 가장 많이 체류하고 있으며 다음으로 경남, 충남 순으로 체류하고 있습니다.

조=불법체류에 대한 우려가 있을 듯 싶습니다. 이에 대한 관리나 예방은 어떻게 하고 계신지요?
김=입국 전 사전교육을 통해 불법체류의 위험성을 안내하여 경각심을 제고하고 있습니다.

불법체류 방지 및 한국 조기적응을 위한 입국전 사전 취업교육 실시. 사진=조정원 지사장
불법체류 방지 및 한국 조기적응을 위한 입국전 사전 취업교육 실시. 사진=조정원 지사장

귀국 근로자에 대한 간담회를 통한 네트워크 형성, 한국기업주와의 면접행사를 통한 취업알선 지원을 통해 예방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주한 키르기스스탄 대사관에도 체류근로자들의 정보를 수시 제공하여 지속 관리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습니다.

귀국근로자와 현지 한인기업주 구인구직 만남의 장 현장. 사진=조정원 지사장
귀국근로자와 현지 한인기업주 구인구직 만남의 장 현장. 사진=조정원 지사장

조=농어촌 농번기 구인난 해소를 위하여 계절별 단기 인력파견 제도가 운영되고 있는 줄 압니다. 한국산업인력공단과 관련이 있는지요?
김=정책에 따라 변경될 수도 있으나 현재까지는 저희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계절근로자 제도라고 하며 E8 비자로 최대 5개월 농촌의 농번기에 일시적으로 외국인력을 활용하는 제도로, 한국 지자체와 키르기스스탄 지자체간의 협약을 통해 법무부에서 운영하는 제도로 알고 있습니다.

키르기스스탄 근로자. 사진=조정원 지사장
키르기스스탄 근로자. 사진=조정원 지사장

조=한국산업인력공단은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ILO(국제노동기구), ADB(아시아개발은행) 등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초청연수, 3자간 협업형태의 개도국 대상 ODA(공적개발원조) 사업도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ODA를 통한 현지 직업훈련센터 운영 같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준비된 인력파견으로 한국 기업들의 만족도가 높고, 사전 교육에 따른 불법체류 비율 저감 효과 등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에 대한 센터장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김=한국의 비자 정책이 숙련 외국인력의 파견으로 내국인의 취업시장이 잠식되는 것을 방지하게 설계되어 있어 현지 인력에게 기술을 제공하여 파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여기서 숙련인력을 보내는 것에 대한 지원보다는, 귀국 근로자들의 재정착을 위한 취업 창업 지원으로 포커스가 맞춰진 개도국 고용노동분야 개발협력사업으로 직업훈련기관을 설립 지원을 통해 본국 귀환을 촉진하고, 귀국한 이후 자국의 경제발전도 기여하며, 불법체류를 예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네팔에 ODA사업으로 귀국 근로자 취.창업 센터가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키르기스스탄에도 유사한 사업이 확대 운영되면 좋겠습니다.

조=글로벌경제신문은 한국 언론사 최초로 중앙아시아에 지사를 설립 하였습니다. 언론의 역할에 어떤 메시지를 주시겠는지요?
김=키르기스스탄 근로자들은 체력도 좋고 정이 많으며 성실함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사업주로부터 많은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점에서 아쉬움이 큽니다. 또한 저희는 송출기관과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통해 신속한 행정처리로 근로계약 체결 후 근로자 입국절차 기간을 최대로 단축하여 고용허가제 16개 국가 중 가장 빠르게 근로자를 송출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들이 한국의 사업주들에게 많이 홍보 되어서 보다 많은 키르기스스탄 근로자들이 한국으로의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 과정에서 글로벌 경제신문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조=귀한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끝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 있으시면 부탁 드립니다.
김=저희 기관 활동에 큰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임기가 남아있는 동안 적극적인 행정으로 그간 침체 되었던 키르기스스탄 근로자 파견 사업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니 지속적인 관심과 사업에 대한 홍보를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