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16일과 17일 사이 온탕과 냉탕을 오고 간 모습이다.(사진=글로벌경제신문)
재계가 16일과 17일 사이 온탕과 냉탕을 오고 간 모습이다.(사진=글로벌경제신문)

재계가 최근 며칠 사이 온탕과 냉탕을 오고 간 모습이다. 새 정부가 기업의 법인세를 깎아주겠다고 발표하면서 환호와 기대감이 교차했으나, 그것도 잠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 및 경제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1년 7개월 만에 5만원대까지 하락했다. 이에 경제계 안팎은 하루 사이 불확실성 고조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17일 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오후 1시 10분 기준 유가증권 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2.13%(1300원) 빠진 5만9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소식이 전해졌던 전날, 전 거래일에 비해 0.33%(200원) 반짝 올라 6만900원까지 거래됐으나, 하루 사이에 6만원 고지를 내주고 만 것이다. 연일 하락세를 보이다, 이번주에만 52주 신저가를 네 번이나 경신한 결과다. 

이 같은 원인은 거시경제 이슈가 크게 자리한다. 미국 연준의 '자이언트 스탭(1회에 0.75%p 인상)'에 따른 신흥국 등의 경기둔화 내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와 실업, 물가상승이 동시에 지속되는 현상) 장기화 가능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의 경제 리스크가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것은 물론 삼성전자 주가에도 유무형의 영향을 끼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올 하반기 메모리 업황이 신통치 않을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목에서 신한금융투자 최도현 연구위원과 남궁현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메모리 수요는 불확실성이 크고, 공급은 제약이 극심하다"면서도 "주가 선행 성을 감안하면, 2023년 업황으로 시선을 조금씩 돌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삼성전자의 주가 부진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삼성전자는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이 80%는 넘고 있는데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 가운데 5분의 1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삼성전자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다. 무엇보다 이날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355조 7,990억원으로 1위이고, 지분을 1% 미만을 보유 중인 소액주주가 500만명(지난해 말 기준)이 넘는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주가의 파급효과가 크다.

문제는 삼성전자를 둘러싼 악재가 갈수록 점층되고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재유가 등 원자재 급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여전한 상황에서 최대 수출 시장 중 한곳인 미국이 기준금리를 크게 올리면서 현지 소비위축에 따른 수요 감소로 매출 등 수익 전선에도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는 우리나라와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 등 기업들에게는 단비가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번 정책 방향에서 기업의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은 법인세 인하, 투자·상생협력촉진세제 폐지, 대기업 시설투자 세액 공제율 단일화 등이다. 

무엇보다 정부가 기업 등 법인세의 최고세율을 종전 25%에서 22%로 낮춰주기로 한 점은 기업들에게는 호재로 분석된다. 

케이프투자증권에 따르면, 법인세 인하로 ▲CJ 10.92% ▲LG전자 9.43% ▲한화 9.22% ▲SK 8.72% 등 119개 기업의 수혜가 예상된다. 이는 기업들이 환호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 같은 법인세 인하 정책을 담은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 대한상의, 경총, 전경련 등 경제단체들은 "새정부가 향후 5년간 ‘민간 주도’의 원칙 아래 과감한 규제개혁을 통한 기업활력 제고와 산업·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역점을 쏟기로 한 것은 적절한 방향이라고 본다"고 호평하며 반겼다. 

그렇다고 기업들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한 기업 재경 담당자는 "정부가 법인세를 깎아주면 아무래도 비용적인 측면에서 세이브되는 측면은 물론, 그 자금을 연구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어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근데 요즘 기업 경영이 세금 몇 푼 줄이는 게 다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말을 아꼈다. 

최근 들어 국내외 경제 변수가 돌출하면서 마냥 좋아만 할 수 없는 기업들의 입장이 오버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