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년 동안 미국 사회에서 거센 논란을 일으켜온 총기 규제 문제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게 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의회를 통과한 총기 규제 법안에 25일(현지시간) 최종적으로 서명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ㆍ로이터·AFP통신 등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주요 7개국(G7) 정상 회의가 열리는 독일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이 법안에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서명 후 "(이 법안이) 많은 생명을 구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법안의 핵심은 총기를 구입하려는 18∼21세의 신원 조회를 위해 미성년 범죄와 기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여기에다 상대적으로 미성숙한 21세 미만 총기 구매자의 정신건강 상태를 관계 당국이 최소 열흘간 검토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와 함께 총기 밀매 처벌을 강화하며, 위험하다고 판단된 사람의 총기를 일시 압류하는 '레드 플래그'(red flag) 법을 도입하려는 주에 인센티브를 주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외신은 전했다.
미 연방 상원은 지난달 텍사스 초등학교 총격 참사 등을 계기로 마련된 이 법안을 23일 가결했고, 하원도 이튿날 표결에서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다.
현지 언론은 1993년 돌격소총(assault-style firles) 금지법 이후 미국에서 총기 규제가 실질적으로 진전된 것이 거의 30년 만에 처음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돌격소총 금지법은 공격용 무기로 규정된 특정 반자동 총기를 민간용으로 제조하지 못하게 제한하는 내용으로, 제정 이듬해인 1994년 시행돼 2004년 만료됐다.
그러나 법안에는 그동안 바이든이 강력하게 요구해온 공격형 소총과 대용량 탄창(high-capacity magazines) 판매 금지 등 일부 사항은 빠졌다.
바이든은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법안에 담지는 않았다"며 "할 일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이를 위해) 절대 훨씬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오늘은 기념비적인 날"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WSJ은 의학 전문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을 인용, 지난 2020년의 경우 미국에서 발생한 19세 미만 사망 사고 가운데 총기 관련이 자동차 사고를 앞섰다고 전했다.
WSJ는 실제로 이 기간 목숨을 잃은 12-17세 청소년 4142명이 총기사고로 목숨을 잃었으며, 이는 2014년의 2318명보다 크게 늘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