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바이낸스, 1주만에 고객돈 2.8조가량 빠져나갔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 지난 일주일 간 2조가 넘는 돈이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거래 수수료 인상, 소프트웨어 오류, 바이낸스 이름을 단 스테이블코인 BUSD 신규 발행 금지 등의 문제가 한꺼번에 불거졌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최근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파생상품 관련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자오창펑을 파생상품 등에 관한 규정 위반 혐의로 제소한 것도 치명타를 입힌 것으로 분석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가상화폐 정보제공업체인 난센(Nansen) 자료를 인용, 바이낸스에 입금된 이더리움 가운데 지난 일주일 간 순수하게 21억달러(2조7280억원)어치가 빠져나갔다고 보도했다.

난센 관계자는 WSJ에 "이런 인출 속도는 평소에 비해 빠른 것으로, 특히 지난 27일 CFTC의 발표 이후 가속도가 붙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지난 2월 BUSD 신규 발행 금지 발표 직후 하루만에 10억달러가 빠져나간 것보다는 나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BUSD의 시장가치는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0%로 인하했던 비트코인 거래수수료를 다시 부과하기로 한 것도 찬물을 끼얹었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컴페어'(CryptoCompare)에 따르면 수수료 복원 여파로 바이낸스의 시장점유율은 이달 초에는 57%였지만 지난 24일에는 30%로 급락했다.

가산자산 헤지펀드인 '아이스버그 캐피털'(Iceberg Capital) 관계자는 "가상화폐 거래에서 수수료는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WSJ는 또 미 연방법원이 바이낸스 미국 자회사에 대해 파산한 투자 플랫폼 '보이저 디지털'(Voyger Digital) 고객 계좌 매수 금지 명령을 내린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도 바이낸스와 자오창펑 CEO가 CFTC에 피소되면서 이에 대한 대응과 재판 결과가 세계 가상화폐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블룸버그는 이 제소는 라이벌 거래소인 FTX의 붕괴 후 가상화폐 업계의 절대 강자가 된 바이낸스에 중대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CFTC가 바이낸스의 불법 이익에 대한 추징, 민사상 벌금뿐만 아니라 영구적인 거래·등록 금지 등을 법원에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한편 자오 CEO 등이 지난 2017년 공동 창업한 바이낸스는 가상자산 거래 중개, 디지털 지갑, 벤처캐피털, 데이터 제공, 디지털아트 장터, 가상화폐 발행 등으로 사업영역을 날로 확장해왔다.

자오 CEO는 지난해 FTX 발행 토큰인 FTT를 대량 매각해 FTX의 유동성 위기를 심화시키는 등 FTX 붕괴에 일정 정도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FTX 붕괴 이후 영향력이 더 커졌다.

가상자산 정보제공업체 카이코 등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미국 내 현물 거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7% 정도로 코인베이스에 뒤진다.

그러나 전 세계 시장을 놓고 보면 이번 달 기준 전체 가상자산 현물 거래량의 70% 정도를 차지해 코인베이스(6%) 등 경쟁업체를 압도하는 실정이다. 

<원문 참고: https://www.wsj.com/articles/binance-sees-2-billion-in-outflows-as-troubles-compound-9a136e21?mod=hp_lead_pos2

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23-03-28/binance-crackdown-threatens-us-trading-firms-alarming-market?srnd=premium-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