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부문에서 '합종연횡'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인텔 등 빅테크 및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물론이고 삼성전자와 네이버 등 국내 AI개발사들도 글로벌 기업들과 짝짓기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애플은 구글의 인공지능 로봇인 '제미나이'를 아이폰에 탑재하는 방안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블룸버그통신
  애플은 구글의 인공지능 로봇인 '제미나이'를 아이폰에 탑재하는 방안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AI 힘 합쳐야 도태 막아'...AI 서비스 플랫폼 선점위한 싸움 본격화

 KB증권 김동원·김준섭 연구원은 29일 "AI 합종 연횡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AI 반도체 하드웨어(H/W)부터 소프트웨어(S/W)까지 AI 생태계 분야를 가리지 않고 동맹과 협력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생성형AI 서비스는 챗 GPT를 먼저 선보인 오픈AI가 우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구글을 비롯해 아마존 메타 애플 등 빅테크기업들도 AI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합종연횡' 전략으로 힘을 합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구글의 인공지능(AI) 챗봇인 '제미나이'를 아이폰에 탑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애플은 '제미나이' 라이선스를 받아 올해 아이폰에 탑재될 새로운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활발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초고성능 AI 반도체 칩을 독주하고 있는 엔비디아를 견제하기 위해 구글과 인텔, 퀄컴 등이 연합군을 결성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퀄컴과 구글, 인텔 등이 지난해 구성한 컨소시엄 ‘UXL 재단’이 ‘원(one)API’란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원API는 반도체 등 하드웨어에 상관없이 다양한 AI 반도체를 구동하는 소프트웨어를 구축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상반기 중 소프트웨어의 기술적 사양을 확정 짓고 연말께는 기술적 세부 사항을 ‘성숙한 상태’에 올려놓는다는 게 UXL 경영진의 구상이다. 

 UXL은 엔비디아의 ‘쿠다’(CUDA)를 겨냥하고 있다. 쿠다는 AI를 개발하기 위한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다. 쿠다를 이용하는 전 세계 AI 개발자 400만명을 넘는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네이버는 삼성전자 인텔 등과 AI 반도체를 공동 개발하며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도 내년부터 삼성전자로부터 엑시노스 오토 (V920) 공급을 받을 예정이다.

  엔비디아의 독주를 막기 위해 구글 인텔 퀄컴 등이 '원API' 오픈소프 컴소시엄을 구성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로이터통신
  엔비디아의 독주를 막기 위해 구글 인텔 퀄컴 등이 '원API' 오픈소프 컴소시엄을 구성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로이터통신

 ◇ AI 서비스, 자동차 로봇 생명과학 가전 분야 등으로 확대

 글로벌 주도업체들이 '합종연횡' 전략을 택한 배경은 앞으로 AI 서비스가 플랫폼에 기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엔비디아 (Nvidia) 젠슨 황은 지난 GTC 2024에서 엔비디아 차세대 반도체를 칩이 아니라 플랫폼으로 정의하면서 AI 사업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쉬운 예로 아마존이 구축한 클라우드 시스템을 외부에 판매하면서 플랫폼을 완성한 'AWS'(아마존 웹서비스)을 연상하면 된다.

 AI 서비스 플랫폼은 자동차 로봇 생명과학 가전 분야 등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쿠다 (CUDA)를 AI 플랫폼화해 모든 산업의 AI 서비스를 담아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AI반도체가 2030년까지 6년만에 20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Gatner KB증권
  AI반도체가 2030년까지 6년만에 20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Gatner KB증권

 김 연구원은 국내 기업의 경우 "자동차뿐 아니라 AI로봇 개발의 네이버, 통신 전용 AI (GTAA)를 개발 중인 SK텔레콤까지 AI 반도체 수급에 대비하고 있다"며 "이는 AI 절대강자가 없는 상황에서 AI 모델 구현과 플랫폼 서비스를 원하는 시점에 충분한 전산자원 (AI 가속기, AI 반도체) 확보가 사업의 명운을 결정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AI 개척 시대에는 AI 모델을 구현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보다는 원하는 시점에 충분한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가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