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이 한 창인 태영건설에 100대 1 비율의 대주주 무상 감자, 1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태영건설이 참여 중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60곳 가운데 10곳 안팎은 경·공매로 청산될 계획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날 오후 3시 채권단 18곳을 상대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기업개선계획 초안에 대해 설명했다.

기업개선계획 초안을 마련한 산은은 대주주 지분 감자 비율은 100대 1로 제시했다.

소액주주 지분에 관한 감자비율은 2대 1을 검토 중에 있다. 과거 워크아웃 당시 3대 1 이상의 감자비율이 적용됐던 것에 비해 다소 완화된 비율이다.

출자전환 등 자본확충은 약 1조원 규모로 이뤄진다. 태영건설은 작년 말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6356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놓였기 때문에 대규모의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채권단은 무담보채권 가운데 50%인 약 3000억원을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부족분인 약 7000억원 이상은 대주주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메꾼다.

먼저 워크아웃 이전 모회사 티와이홀딩스가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로부터 빌려 태영건설에 대여한 4000억원을 100% 출자 전환하기로 했다.

워크아웃 개시 뒤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등에서 태영건설에 넣은 약 3300억원에 관해서도 영구채 전환 등 자본확충 방법을 논의하기로 했다.

대주주가 대규모의 자본확충에 참여하는 만큼 태영건설에 관한 경영권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대주주의 지분은 41.8%(티와이홀딩스 27.8%, 윤석민 회장 10.0%, 윤세영 창업회장 1.0%, 윤석민 회장 부인 3.0% 등)에서 60% 안팎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단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태영건설 주식에 관한 경영권 포기, 의결권 위임, 감자 및 주식처분 동의 등을 벌써 약속한 만큼 워크아웃 기간 경영권 행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태영건설이 참여 중인 PF 사업장 60곳(준공 완료 1곳 포함)에 대한 처리 방향도 이날 공개됐다. 본PF 사업장 40곳 가운데 상당수는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사업장 수곳은 시공사 교체를, 1곳은 청산을 결정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청산 건에 대해 "분양률이 10% 미만인 데다가 건물도 짓지 않은 상황이라 대주단 입장에서는 수분양 계약금을 돌려주고 정리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브릿지론 단계의 PF 사업장 20곳 대부분은 시공사 교체나 청산이 진행된다. 시공사 교체와 청산 규모가 유사한 수준으로 전해져 각각 10곳 정도로 추산된다. 다만 한 곳만이 사업을 그대로 이어가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이번 태영건설 PF 사업장 처리 방향은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전체 PF 사업장의 정상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축소판으로 주목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