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보다 강한 미국 경제와 인플레이션 완화 등을 주된 근거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예측을 다소 올려 조정했다.

IMF는 16일(현지시간) 공개한 세계경제전망(WEO) 상향해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3.2%로 예측했다. 이는 IMF의 올해 1월 예측보다 0.1%p, 지난해 10월 예측보다 0.3%p 높은 것이다.

올해 성장률 예측은 지난해 성장률 추정치인 3.2%와 동일하며, IMF는 내년에도 세계 경제가 3.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피에르-올리비에르 고린차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비관적인 예측들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는 꾸준히 성장하면서 놀라울 정도로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고, 인플레이션은 상승할 때와 거의 비슷한 속도로 둔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 IMF는 2000∼2019년 연간 평균 성장률인 3.8% 대비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하고 대출 비용 증가와 재정 지원 중단, 코로나19의 장기 영향, 우크라이나 전쟁, 생산성 증가세 둔화, 지정학적 분열 확대 등이 부담 요인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선진국 경제는 성장률이 작년 1.6%에서 올해 1.7%, 2025년 1.8%로 오를 것으로 IMF는 예측했다. 올해 선진국 경제 성장률 예측은 올해 1월 예측보다 0.2%p 올랐는데 이는 미국 경제가 전망보다 강한 성장을 나타낸 것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IMF는 미국 경제가 올해 2.7% 성장할 것으로 추산했다. IMF는 지난해 10월에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을 1.5%로 예측했다가, 올해 1월에 0.6%p 올렸는데 이번에 재차 0.6%p 올려잡은 것이다.

유로존은 작년 0.4%에서 올해 0.8%, 2025년 1.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올해 1월 전망 대비 올해 성장률은 0.1%p, 내년 성장률은 0.2%p 각각 낮췄다. 더욱이 소비자심리가 약한 독일 경제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예측을 각각 0.3%p 하향했다.

일본 경제는 관광객 급증 등 일시적 부양 효과가 사그라들면서 성장률이 작년 1.9%에서 올해 0.9%로 낮아지고 내년에는 1.0%를 나타낼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은 올해와 내년 전부 2.3%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올해 1월 예측치와 동일하다.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은 올해 4.2% 성장률을 전망했는데 이는 올해 1월 예측보다 0.1%p 컸다. 2025년 성장률 전망은 4.2%로, 종전대로 유지됐다.

IMF는 아시아 국가들의 성장세가 사그라들면서 중동과 중앙아시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상승세를 전망했다. 더욱이 아시아에선 중국 경제의 성장률이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작년 5.2%, 2024년 4.6%, 2025년 4.1%로 계속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도 경제는 탄탄한 내수와 노동력 상승 덕분에 올해 6.8% 성장할 것으로 추산했는데 이는 올해 1월 예측보다 0.3%p 오른 수치다. 세계 인플레이션은 작년 연간 평균 6.8%에서 2024년 5.9%, 2025년 4.5%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1월 전망 대비 올해와 내년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각각 0.1%p 올랐다.

IMF는 에너지값 추락과 공급망 차질 완화, 중국의 수출 가격 하락이 인플레이션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면서 에너지값이 지정학적 갈등 때문에 최근 오르는 가운데 중국의 수출을 더 제한하면 상품 물가가 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교역량은 올해 3.0%, 2025년 3.3% 오를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해 교역 성장률인 0.3%보다 높지만, 2000∼2019년 연간 평균 성장률인 4.9%보다는 여전히 낮다. 올해 1월 예측 대비 IMF는 올해와 내년 교역 성장률 전부 0.3%p 하향했다.

IMF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 지정학적 진영 간에 교역이 쪼그라들며, 국가들이 공급망 회복과 국가 안보를 이유로 점차 더욱 교역을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