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인이 전세보증금을 제때 반환해주지 않아 일어나 전세 보증사고 규모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보증사고는 작년 연간 4조3000억원 규모로 역대 최고치를 나타낸는데, 지난 1분기 터진 사고액이 지난해 동일 기간보다 무려 80%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1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1∼전달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사고액은 1조4354억원, 사고 건수는 6593건이다. 월별로 들여다보면 올해 1월 2927억원, 2월 6489억원, 전달 4938억원이었다.
지난 1분기 보증사고 규모는 지난해 1분기의 7973억원보다 80.0%(6381억원↑) 증가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전세보증 사고액은 지난해 규모를 뛰어넘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다.
작년 사고액은 4조3347억원, 사고 건수는 1만9350건에 달한다. 세입자 2만명가량이 임대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반환 받지 못해 HUG에 대신 돌려달라고 청구한 것이다.
전세금 반환 요청을 받은 HUG가 지난해 한 해 세입자에게 내어준 돈(대위변제액)은 3조5540억원이었다.
지난 1분기 대위변제액은 8842억원, 대위변제 건수는 4020건에 이른다. 작년 1분기 대위변제액인 5865억원보다 50.8%(2977억원↑) 증가했다.
전세사기와 역전세 여파에 의한 전세 보증사고가 계속되면서 보증보험을 취급하는 공기업인 HUG의 적자 폭이 커질 수 있다.
주택가격이 정점이던 지난 2021년 하반기 이후 하락세가 본격화한 재작년 4분기 전까지 맺은 임대차 계약의 만기가 계속해서 돌아오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수도권 연립·다세대 주택의 평균 전세가격은 1억6868만원으로 2년 전 3월보다 6.8% 낮다.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격도 지난달 기준 3억7313만원으로 2년 전보다 16.9% 낮다.
HUG의 작년 당기순손실은 3조8598억원으로, 재작년 4087억원 순손실을 본 데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 이는 1993년 HUG 설립 이후 최대 적자다.
HUG는 대위변제 후 보증 사고가 발생한 주택을 매각하거나 경매에 부쳐 돈을 회수한다. 부동산 경기 침체 상황에서 보증 사고 주택을 적정 가격에 매각하기 힘든 데다, 경매에 넘겨도 평균 70∼80%가량만 회수할 수 있어 보증사고가 대거 발생할 경우 조단위 손실이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