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본부(택배노조)의 파업이 18일로 3주차째 이어지는 가운데, 한진과 우체국 등 타 택배사들도 출고를 제한하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택배는 CJ대한통운 파업으로 자사에 유입되는 택배가 늘자 이를 조절하고 있다. 이 회사는 급격히 물량이 증가한 지역에서는 서비스 차질을 방지하기 위해 출고 물량을 제한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17일, 24일, 2월3일 등 3일간 고객사별로 일일 발송 물량을 제한한다.

앞서 우체국택배도 CJ대한통운 노조 파업 지역을 중심으로 발송 제한 조치를 취한 바 있다. 롯데택배도 울산광역시와 경기 성남시 등 이른바 강성 노조원들이 다수 존재하는 지역에서 택배가 증가하자 송장 출력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일부 지역에서 택배 발송 제한 조치를 취하면서 설 명절을 앞두고 '택배 대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설 명절 기간의 경우 택배 물량이 평시 대비 50% 이상 늘어난다. 실제 우체국본부에서 밝힌 연도별 우체국 소포위탁배달원 1인당 일평균 배달 물량을 보면 연간 전체 일평균 배달 물량은 190~191개 수준인데, 명절 성수기엔 일 평균 배달 뮬량이 204~215개로 연간 기준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이에 택배사는 일정한 서비스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개인고객 택배의 경우 접수를 받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개인 및 소상공인 판매자의 경우 택배 발송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현재 배송 지연 가능성 안내를 고객 개개인에게 발송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도" 유통업체 입장에선 이번 사태가 해결되길 바라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방법밖엔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한편, CJ대한통운과 택배노조는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는 △택배요금 인상 분배 개선 △주6일제 △당일배송 등의 조건이 담긴 표준계약서를 철회 등을 요구하며 회사에 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 측은 "택배업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고 있다"며 노조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노조는 합의 이행에 대한 회사의 노력을 폄훼하는 것은 물론 국민 고통은 아랑곳없이 투쟁 수위만 높이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지금과 같은 투쟁이 지속된다면 국민들은 사회적 합의 이행과 과로예방이 노조의 진짜 요구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명분 없는 파업을 중단하고 택배 배송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사회적 합의를 지지하는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