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대면 진료 플랫폼  닥터나우 및 올라케어
국내 비대면 진료 플랫폼 닥터나우 및 올라케어

지난 2020년 1월 20일 국내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최초로 발생한 이래 팬데믹으로 한시적 비대면(원격) 진료 서비스가 허용되면서 비대면 진료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어 비대면 진료 제도화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면서 국내 의료 인프라 플랫폼의 변화가 예상된다.

실제로 국민들의 절반이상인 66%가 비대면 진료를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냈다. 그 장점으로는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국민 66% 이상 비대면 진료 “비용 및 시간 절약”에 긍정 평가

지난해 12월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원격의료사업협의회는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비대면 진료 인식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66.1%는 비대면 진료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33.9%가 부정적 의견을 나타냈다.

비대면 진료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는 병원 방문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 절약이 82.5%를 차지했으며, 병원 내 감염 위험 축소, 환자 진료방법 선택권 증가 등으로 분석됐다.

비대면 진료에 대해 국민들이 편의성을 인식하면서 코로나19 이후에도 비대면 진료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른 전망은 정부와 의료계, 학계 모두 공통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

결국 대면 진료·투약이 어려웠던 팬데믹 상황에서 확진자들을 대상으로 발 빠르게 비대면 진료, 약 배달을 경험하게 했던 플랫폼 서비스 업체에게는 기회가 됐다. 소비자들에게는 편리한 경험이 됐으며 의사들도 결사 반대하던 원격의료에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인정하게 됐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코로나에 웹 이용자 늘어난 만큼 필요성 인정

이러한 비대면 진료 플랫폼은 닥터나우를 시작으로 굿닥, 올라케어 등을 비롯해 약 배달 플랫폼 앱도 최근에 20~30여개로 늘어나 정확한 숫자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비대면 진료에 대한 의식이 호의적으로 바뀌면서 관련 플랫폼 업체들은 호재를 맞았다.

비대면진료 플랫폼 관계자들은 올해 하반기 코로나 확진자 수 감소로 인해 비대면 진료, 약 배달을 이용하는 이용자 수 역시 대폭 줄었으나 오미크론 변이의 재확진으로 영향으로 현재 웹 이용자 수가 다시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시리즈 투자는 연달아 발생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선두 주자였던 닥터나우의 경우 시리즈B 투자에서 2000억원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으며, 닥터나우를 모방해 만들어진 미투 플랫폼들 역시 시리즈A 투자 등을 따내고 있다.

문제는 배달전문약국이나 배달도 하면서 일반약 판매 등도 하겠다는 절충형 배달전문약국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재제가 없다. 최근에는 플랫폼 업체와 약국을 연결하겠다는 전문 브로커까지 등장했다.

이러한 한시적 비대면 진료로 인해 미처 예상치 못했던 비대면 진료 전문의원, 배달전문약국 등장에 대해서는 복지부도, 의약사단체도 반대하는 입장이다.

◆약사회, “비대면 진료 반대 vs. 가이드라인 제정 적극 지지” 의견 분분

또한, 비대면 진료, 약 배달을 전면 거부하는 약사들도 있지만, 비대면 진료가 상시 허용됐을 때를 가정한 가이드라인 제정에 약사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약사들도 있다.

특히 진료, 투약은 공공 성격을 띠는 만큼 정부가 공적 플랫폼을 만들고 여기에 의약사들을 참여 시켜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 플랫폼 업체의 경우 아예 배제해야 한다는 의견과, 일정한 포션만큼만 차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 5월 28일 열린  대한약사회 전국 임원·분회장 워크숍에서 조양연 부회장 "아직 조제약 배달 방식에 대한 논의는 없었으나 비대면 진료가 도입된다면 환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으므로 조제약 전달 방식에도 일정 부분 관여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공적 전자처방전 도입과 조제약 전달 방법 등에 약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주장을 어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비대면 진료 환자에게 적합한 복약지도 모델을 개발하고, 업무량 증가 등에 따른 수가 역시 적절히 반영돼야 한다는 게 약사회가 주장하는 바"라고 설명했다.

◆의료계 “비대면 진료 반대에서 긍정 검토..다시 부정적으로 환원”

그러나 의료계는 여전히 비대면 진료의 오진 가능성 및 개인정보 누출,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 문제, 플랫폼 업체들의 불법 행위 등을 이유로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난색을 나타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지난 74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 환자안전을 우선 고려해 1차의료기관 중심으로 비대면 진료에 대해 논의할 것을 집행부에 위임해 1차의료기관이 비대면 진료에 참여하고, 수가를 대면진료보다 1.5배 높게 책정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전까지 강한 반대 입장을 보였던 의료계가 IT기술 발전과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국민 여론 등을 감안해 의료계가 주도적으로 비대면 진료 정책 방향을 설정하겠다는 입장으로 전환한 셈이다.

하지만 의료계는 대한내과의사회를 비롯한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 등 4개 진료과의사회는 회원 설문조사를 통해 회원의 72% 이상이 비대면 진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다며,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대한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내과계 의사회들의 반대 움직임에 따라 대한의사협회 역시 그동안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대한 입장이 다시 소극적으로 전환됐다.

이에 긍정적이던 의료계의 분위가 다시 부정적으로 변화되면서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추진하려던 복지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최근에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위한 의정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복지부“ 비대면 진료 제도화는 갈 수밖에는 상황..의료계가 주도해야”

복지부 고형우 보건의료정책과장 코로나19 이후에는 비대면 진료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비대면 진료 제도화는 갈 수밖에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고 과장은 "현재 한시적으로 허용되는 상황에서 의료계가 비대면 진료에 대한 방향성과 제도안을 마련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지금보다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더라도 제도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민 여론에 밀려 제도화가 될 경우에는 현재보다 규제가 더 풀릴 우려도 있다"고 우려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비대면 진료 허용이 거스를 수 없는 방향이라면 의료계가 주도권을 쥐고 정부와 협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며 "주도권을 쥐고 있을 때 의료계가 희망하는 요구들이 더 많이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