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간 반도체 전쟁 불똥이 이번에 전기차 충돌로 확산될 조점을 보이고 있다.

 중국내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남아도는 물량을 해외로 밀어내기를 본격적으로 시도하자 제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경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다음 달 중국 방문을 앞둔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중국의 저가 전기차 수출 문제를 비판하고 나섰다. 사진=블룸버그통신
  다음 달 중국 방문을 앞둔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중국의 저가 전기차 수출 문제를 비판하고 나섰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옐런 장관, "중국의 전기차 과도한 생산 확대가 세계 시장 왜곡"

 다음 달 중국을 방문할 예정인 옐런 미 재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중국의 전기차 및 태양광 산업의 과도한 생산 확대가 세계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압박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이날 조지아주에 위치한 태양광 업체 방문에 앞서 배포한 연설문에서 "중국의 생산 과잉이 국제 가격과 생산 질서를 왜곡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미국 뿐 아니라 전세계 노동자와 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옐런 장관은 "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중국의 카운터파트를 압박할 것"이라며 그린 에너지 분야에 대한 중국의 과잉 투자는 자체 경제 성장에도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옐런 장관은 "과거에는 철강과 알루미늄 산업에서 중국 정부가 과잉 투자와 과잉 생산을 주도, 이를 통해 저가로 양산된 제품을 기업들이 수출해 왔다"며 "이는 중국의 생산과 고용은 유지했을지언정 나머지 세계의 산업을 압박했다"고 비판했다.

 옐런 장관은 "이같은 우려를 선진국을 비롯해 신흥 시장에서도 빈번하게 듣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현재 전기차와 태양광, 리튬이온 배터리 분야에서 정부 주도의 가파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월별 전기차 판매 추이. 자료=로이터통신
  중국의 월별 전기차 판매 추이. 자료=로이터통신

 ◇ 각 국, 중국의 '디플레이션 수출' 강력히 비판...과잉생산 물량, 해외서 헐 값에 판매

 이에 따른 물량 공세로 국제 시장 가격 왜곡을 야기하고 경쟁국의 산업을 압박한다는 비판이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제기된다.

  실제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된 전기차의 60%는 중국산으로 집계될 정도로, 이른바 그린 에너지 산업에서도 중국의 시장 침투는 위협적인 상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전체로는 지난해 100만대 이상의 자국산 전기차를 호주, 태국 등지로 수출했다. 

 중국 투자은행 CCB 인터내셔널의 자동차 애널리스트인 쿠 케는 많은 중국 업체가 더 많이 생산하고 판매할 것이며 이는 가격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며 결국 해외 시장에서도 전기차 공급 과잉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미국은 제조업 부활을 위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법 등을 도입해 적극적인 보조금 정책을 쓰고 있으며, 유럽 역시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에 대한 자체 조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중국 전기차 메이커 지커가 태국모터쇼에 연 전시 매장. 사진=블룸버그통신
  중국 전기차 메이커 지커가 태국모터쇼에 연 전시 매장. 사진=블룸버그통신

 중국의 반발 역시 만만치 않다.

 중국은 전날 미국의 IRA 보조금 조항의 차별성을 문제삼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다만 직후 중국을 방문한 미국 경제인들과 회동에서는 중국의 대외 개방과 양국간 경제 관계 강화 의지를 확인했다.

 옐런 장관은 내달 중국을 방문,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와 란포안 재정부장 등과 만날 예정이다.

 옐런 장관의 방중은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