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HBM 스낵까지 나온 편의점, IP 협업 확대·차별화 경쟁 치열

세븐일레븐과 GS25가 반도체·웹툰 등 이색 IP와의 협업을 확대하며 소비자 경험 차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토리텔링과 이색 콘셉트를 앞세운 협업 상품이 편의점 업계의 신흥 흥행 코드로 자리잡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와 손잡고 고대역폭 메모리(HBM·High Bandwith Memory) 반도체 칩을 스낵으로 재해석한 PB상품 ‘세븐셀렉트 허니바나나맛 HBM 칩’을 출시했다고 26일 밝혔다.

세븐일레븐은 사업 특성이 다른 SK하이닉스와의 협업으로 신선한 소비자 경험을 선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젊은 고객층을 노리는 세븐일레븐과 고객 접점을 더 확장하고자 하는 SK하이닉스의 니즈가 결합돼 진행됐다.

양사는 SK하이닉스의 초고난도 기술을 갖춘 HBM칩을 스낵 상품화했다. HBM칩은 2013년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초고대역폭 메모리다. 세븐일레븐은 이를 모티프로 언어유희를 활용한 ‘허니 바나나 맛(Honey Banana Mat, HBM)’ 스낵칩 상품으로 선보인다.

허니바나나맛 HBM칩은 HBM 반도체를 상기시킬 수 있도록 사각형의 형태를 구현했다. 바삭하고 네모난 형태의 옥수수칩에 달콤한 허니바나나맛 크림을 입혀 디저트처럼 먹기 좋다. 상품 패키징에는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휴머노이드 캐릭터가 그려져 있으며, 캐릭터 스티커 30종 중 1개가 랜덤으로 들어 있어 재미를 더한다.

세븐일레븐은 상품 출시일인 26일에 맞춰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만한 광고 캠페인도 공개한다. 캐릭터가 SK하이닉스 신제품 발표회 현장에서 새로운 HBM을 소개한다는 콘셉트로 진행되며, 광고 말미에 공개된 새로운 HBM칩이 ‘허니바나나맛 HBM(Honey Banana Mat)칩’이라는 스토리로 전개된다.

박선경 세븐일레븐 스낵팀 담당MD는 “일상 소비재인 스낵에 첨단 산업의 스토리를 입힘으로써 단순한 간식 이상의 브랜드 경험을 설계하고자 했다”며 “향후에도 업종 간의 경계를 허물고 예상하지 못한 조합으로 고객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선사하며 이색 먹거리 영역을 넓혀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편의점은 이색 IP 협업을 통해 매출 성장을 기대한다. 인기 콘텐츠 기반 협업 상품이 매출 특수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실제로 GS25는 지난 25일 ‘자가(自價)소주’가 전통주 주문량 1위에 올라섰다고 밝혔다.

‘자가소주’는 전통주 큐레이션·유통 플랫폼 ‘대동여주도’가 인기 웹소설 및 웹툰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IP를 기반해 기획한 전통주다.

GS25는 '김부장 에디션'과 '송과장 에디션'으로 구성한 ‘자가소주 스페셜 에디션’을 지난 10월 말 자체 주류 스마트오더 플랫폼인 ‘와인25플러스’를 통해 선보였다. GS25에 따르면 ‘와인25플러스’를 통한 주문량도 주차별로 20%씩 상승하며 구매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GS25는 기존 웹소설·웹툰 팬덤에 더해 드라마 흥행 효과까지 겹치면서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한다. 협업 제품 뿐 아니라 드라마 최근 회차 속에 등장한 안주류의 최근 일주일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최고 25% 이상 크게 올랐다고도 설명했다.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한 상품은 황도(25.5%)로 확인됐으며, 육포(20.1%), 훈제닭다리(17.7%), 멸치안주(10.9%) 등의 매출도 일제히 두 자릿수 이상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GS25는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콘텐츠에 대한 높은 주목도에 맞춰 ‘자가소주 스페셜 에디션’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는 등 소비 수요 잡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전준영 GS리테일 와인25플러스 담당 매니저는 “자가소주와 같이 콘텐츠 IP 기반의 상품이 기존 팬덤에 힘입어 출시 직후 히트 상품으로 발돋움하고 있다”라며 “자체 주류 스마트오더 플랫폼인 와인25플러스를 통해 콘텐츠, 스토리와 연계한 차별화 주류를 선보이는데 지속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