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명 김진호 기자
- 입력 2025.11.25 11:05
- 녹슨 문과 건축물에 담긴 산업화의 기억과 지역 경제 재건의 역사







경북 문경시 신기동에 위치한 구(舊) 쌍용양회 문경공장은 폐허가 된 옛 공장의 녹슨 문과 창문을 통해 과거 산업 번영과 현재 쇠퇴를 동시에 보여준다. 사진집단M 회원들은 이곳을 방문해 거칠고 낡은 텍스처가 잃어버린 시간과 지나간 사람들, 그리고 잊혀져 가는 감정을 시각적으로 재현하는 매개체임을 확인했다. 특히 녹슬고 훼손된 문들은 산업화 과정에서 희생된 기억과 단절을 상징한다.
이 공장은 1957년 한국전쟁 직후 유엔한국재건단(UNKRA)의 지원으로 준공된 대표적인 근대산업시설이다. 당시 미국과 유럽에서 시멘트, 철강재, 기계 설비 등 핵심 자재를 들여왔으며, 미국·독일·일본 출신 건축가와 기술자들이 설계와 시공에 참여했다. 문경 시멘트 공장은 원형 건물이 가장 온전하게 보존된 사례로 평가받는다.
쌍용양회 문경공장은 한때 국내 시멘트 수요의 절반을 담당하며 1960년대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소개될 정도로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산업 환경 변화와 시설 노후화로 인해 2018년 6월 가동을 중단했고, 이후 공장 주변은 급격한 노후화와 함께 근대산업유산으로서의 가치도 위협받았다.
다행히도 현재까지 공장 건축물과 설비의 80% 이상이 원형을 유지하고 있어 대한민국 산업 근대화의 역사적·문화적 자산으로 인정받는다. 문경 시멘트 공장은 한국 근대 건축 기술 도입의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되며, 지역 산업 발전에 미친 영향도 크다.
2018년 6월 문을 닫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쌍용양회 문경공장이 2021년 12월 문경시가 매입한 후 뉴딜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이곳은 변화의 물결 속에 있다. 이를 통해 방문객들은 근대산업유산의 의미를 체험하고 지역 경제 재건의 발자취를 되새길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