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결제시장 양대 산맥인 위챗페이(왼쪽)와 알리페이
중국결제시장 양대 산맥인 위챗페이(왼쪽)와 알리페이

[글로벌경제신문 이성구 전문위원] '3-1-0'

온라인 대출 신청 소요시간 3분, 대출승인 소요시간 1초, 수작업 제로.

알리바바 그룹의 자회사인 Ant Financial(이하 AF)이 온라인 대출을 처리하는 속도다.

국내 전통 금융기관에선 꿈도 못 꿀 이런 대출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이 회사가 빅데이터, AI, 클라우드 등 IT 기술로 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 Ant Financial(알리바바 자회사), 테크핀 산업 주도

2014년 알리페이에서 AF로 사명을 변경한 이 회사는 알리바바의 광대한 온라인 생태계를 활용한다.
타오바오 티몰 등 알리바바그룹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이용하는 3억명 이상의 실제 등록 고객과 3,700만개의 소규모 기업으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같은 전광석화같은 소액 대출에도 불구, 부실률은 중국 시중은행 보다 훨씬 낮다.
전체 소액 대출중 90일 이상 연체된 대출의 부실채권 비율은 2017년 기준 0.5%, 30일 이상 연체된 대출의 경우 0.7%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중국 은행의 평균 부실채권 비율은 1.7% 수준이다.

AF의 기업가치는 1,500억달러(170조원). 신한 KB 하나 우리금융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의 합산 시총(52조원 )의 무려 3.5배에 달한다.

해외 금융산업은 이제 핀테크(Fintech)를 넘어 테크핀(TechFin) 시대를 맞고 있다.

출처: BNK투자증권
출처: BNK투자증권

테크핀은 IT기업이 주요 서비스를 통해 확보한 유저 데이터와 기술 서비스 역량을 기반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의 핀테크와 가장 큰 차이점은 훨씬 더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 이다.

무엇보다 빅데이터, AI, 클라우드 등 IT 기술을 기반으로 한 막강한 데이터 분석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차이다.

글로벌 금융산업이 급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1월 유럽은행감독청(EBA)이 PSD2(지급결제 서비스 개정)를 시행, 그동안 은행들이 독점해왔던 고객의 금융정보에 대한 접근이 비은행 사업자에게도 허용했기 때문이다.

◆ GAFA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도 금융시장 적극 진출

전세계 IT 산업을 장악하고 있는 GAFA도 금융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최대 e-커머스 기업인 아마존은 JP모건을 비롯한 금융사들과 제휴를 위한 초기 협상을 진행중이다.
아마존이 실제 소비자들에게 당좌계좌 서비스를 하게 된다면 현재 결제 과정에서 은행 및 카드사 등에 지불하고 있는 수 억달러의 거래 수수료가 절감된다.

시장에서는 아마존이 은행업에 진출할 경우 향후 5년 안에 7,000만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 미국 3위 은행인 웰스파고와 비슷한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마존은 다양한 플랫폼 생태계를 통한 소비자 와의 접점 확보, 방대한 고객 데이터 확보 그리고 인지도 측면에서 향후 금융시장 진출에 매 우 유리한 상황으로 판단된다.

당좌계좌 서비스가 현실화 될 경우 향후에는 일반적인 대출, 모기지, 자산 관리 및 보험 등으로 금융서비스 범위를 확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아마존은 e-커머스 사업을 통해 소비자의 쇼핑 패턴 및 다양한 고객정보에 대해 파악하고 있어 소비자에게 가장 필요한 금융서비스를 적절하게 제시할 수 있다.
출처: CB Insight, 한국투자증권
출처: CB Insight, 한국투자증권

구글 페이스북 애플도 아마존보다는 더디지만 금융서비스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전 세계 밀레니얼 세대들이 전통적인 은행보다 구글 아마존 등이 제공하는 새로운 금융 서비스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이 해당 국가의 주도 세력으로 성장하게 되면 그동안 데이터 관리자 역할에 머물렀던 전통적인 금융기관들의 입지는 상당히 축소되고 기존의 대형 은행들에게도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성구 글로벌경제신문 전문위원 news@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