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휘 기자] 고양이
활처럼 웅크린
고양이를 깨우는 건
바람을 타고 오는
저녁의 냄새이다
음식물 통을 흔드는
앞발이 가지는 경건함
흔드는 일이란
얼마나 집중을 요하는 일인지
기울어진 음식물 수거함
빠져나온 생선의
잘린 머리 토막을
덥석 물고
노려보는 빛나는 두 눈
생애 처음처럼
낯선 이를 경계하는
일은 타고난 태생이다
기다리는
새끼들에게 가는 그의
어깨가 무겁다
떠났다고 믿는 순간
기척도 없이 돌아왔다
당연하듯이
밤의
한귀퉁이를 흔드는 일이다
정병휘 기자 news@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