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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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경제신문 이성구 전문위원] 더불어민주당이 15일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지역구에서만 단독 과반을 휩쓰는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범여권 군소정당과 연대할 경우 국회 전체 의석(300석)의 5분의 3에 해당하는 180석 이상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부 여당이 마음먹기에 따라 '정국 독주'가 가능해진 셈이다.

민주당 계열의 원내 과반 확보는 2004년 17대 총선 이후 16년만에 처음으로, 민주당의 이번 승리로 20대 총선 이후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까지 전국단위 선거에서 4연승을 달성하는 초유의 기록을 달성하게 됐다.

◆ 4년 만에 다시 여대야소...문 정부 국정운영 힘실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가 98.6% 진행된 16일 오전 5시 35분 현재 전체 253개 지역구 가운데 민주당 후보가 163곳, 통합당 후보가 84곳, 정의당 1곳, 무소속 후보가 5곳에서 각각 1위를 달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비례대표의 경우 개표율 89.56%를 기록한 가운데 미래한국당 34.31%, 더불어시민당 33.16%, 정의당 9.51%, 국민의당 6.68%, 열린민주당 5.29% 등을 기록했다.

이를 의석수로 환산하면 한국당 19석, 시민당 17석, 정의당 5석, 국민의당 3석, 열린민주당 3석으로 예상된다.

현재 개표 기준으로 단순 합산하면 민주당과 시민당이 180석, 통합당과 한국당은 103석이다.

민주·시민당에 정의당과 열린민주당까지 합하면 189석에 달해 전체 의석의 5분의 3인 180석을 넘어선다.

전체의석 5분의 3을 넘어서면 개정 국회법인 선진화법상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 요건을 채우고,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 강제 종료도 가능하다.

◆ 종로 이낙연, 황교안에 압승...차기 대권주자 급부상

지역별로는 민주당은 수도권에서 압승하고 '텃밭' 호남을 석권할 뿐 아니라 영남에서 교두보를 굳건히 지키고 충청·강원에서 의미있는 승리를 거두며 지역구에서만 과반을 확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의 경우 '정치 1번지' 종로를 비롯해 서울 강남벨트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승리를 거뒀고,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에 내준 호남에서도 일부 무소속 지역을 제외하건 싹쓸이해 기세를 몰았다.

21대 총선 서울 종로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대책위원장이 16일 새벽 개표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종로구선거관리위원장으로부터 당선증을 받은 뒤 펼쳐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대 총선 서울 종로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대책위원장이 16일 새벽 개표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종로구선거관리위원장으로부터 당선증을 받은 뒤 펼쳐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통적 불모지인 강원에서도 이광재 후보가 승리를 굳히고 송기헌 후보도 승리해 의미있는 스코어를 기록했고 대전 중구에 출마한 황운하 후보가 당선되는 등 충청권에서도 선전했다.

압도적 민심을 등에 업은 민주당은 당장 긴급재난지원금 지원을 위한 2차추경을 비롯해 향후 3차추경 등 주요 국정 과제 추진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고 이후 원구성 협상 등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이해찬 대표는 총선 결과와 관련해 "21대 국회는 지금 20대 국회와는 달리 우리나라의 장래를 열어갈 막중한 책임을 지는 국회"라며 "그동안 저희를 믿고 지지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직 사퇴..."모든 책임 내가 짊어지고 가겠다"

반면 통합당은 전통적으로 지지세가 강한 강남과 서초 등 일부 수도권 지역과 대구·경북(TK) 등 영남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역에서 참패를 면치 못했다.

종로에서 고배를 마신 황교안 대표는 국회에서 별도 회견을 통해 "모든 책임은 내가 짊어지고 가겠다"며 "총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다"며 대표직 사퇴를 선언했다.

제21대 총선에서 패배한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5일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개표상황실에서 사퇴를 밝힌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21대 총선에서 패배한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5일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개표상황실에서 사퇴를 밝힌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 대표 사퇴로 통합당은 당장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며 이후 보수 재건 및 패배 책임론 등을 놓고 거센 후폭풍에 휘말릴 전망이다.

◆ 양당정치 심화...국회 다양한 목소리 기대하기 어려워져

진보와 보수 진영 대결로 총선이 치러지며 제3당의 입지 역시 크게 축소됐다.

정의당이 비례대표를 포함해 일부 선전하는 것으로 집계되고는 있지만 역대 총선과 같은 유의미한 '제3당'의 출현은 이번 총선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소수정당의 몰락으로 정치권의 갈등이 더 심화되고 국회내 다양한 목소리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성구 글로벌경제신문 전문위원 news@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