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허브=김민식 기자]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15일 서강대 금융법센터 주최로 열린 핀테크 학술대회에 패널로 참석한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는 "10만원 송금하는 다음카카오를 핀테크 기업이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 울고 싶은 심정이다."고 핀테크 규제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 대표는 " 금융당국 보안성 심의를 받는 데만 꼬박 1년 반이 걸려 서비스는 한참 뒤에 나왔다."며 "큰 기업인 다음카카오도 규제 때문에 이렇게 힘든데 작은 스타트업은 더 말할 필요도 없지 않다"고 규제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 다음카카오 이석우 공동대표
◇ 이 대표, "핀테크 마인드 자체를 바꿔야, 법을 좀 고치고 시행령을 바꿔는 건 근본적인 대책 아니다"
중국은 핀테크 산업을 육성하는 정부의 지원아래 알리바바와 비교해보면 한국 핀테크 규제 문화에 대해 실망이 컸다는 이 대표의 속내를 드러냈다. 알리바바가 운용하는 MMF(머니마켓펀드) 위어바오는 잔액이 100조원인데 반해 다음카카오는 한국의 규제 때문에 뱅크월렛카카오 서비스 출시에만 무려 2년 반이 걸렸기 때문이다. 한국의 기술을 살리지 못한 채 글로벌 핀테크 경쟁에 뒤쳐지고 있다는 반증에서 나온 얘기다.
◇ 룩셈부르크, 한국 핀테크 기업에 러브콜
룩셈부르크는 우수한 기술을 가진 한국 핀테크 업체를 유치하기 위해 세제혜택 등 각종 지원을 활용해 자국으로 본사를 옮길 것을 권유하고 있다. 룩셈부르크는 아마존 페이먼트, 페이팔, 알리페이, 라쿠텐 등 유명 핀테크 업체가 룩셈부르크에 지사가 있다.
한정현 에피드게임즈 대표는 "룩셈부르크 정부는 한국 게임 업체에도 상당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황승익 한국NFC 대표는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면 3개월치 회사 운영비를 정부가 내주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연내 핀테크 설립 자본금을 1유로로 내릴 것이란 얘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국NFC, 페이게이트를 비롯한 한국 핀테크 5개 업체는 룩셈부르크 정부 초청을 받아 16일부터 룩셈부르크 방문길에 올랐다. 룩셈부르크 노동인구의 11%인 4만5000명이 금융 분야에서 일하는데 그중 1만명이 핀테크 업무에 종사한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IT가 가져올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 약화를 간파하고 급히 핀테크 지원에 나섰다. 당국도 수 많은 규제를 일거에 풀어내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정보 혁신할 것인가 아니면 규제 혁신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터넷 서비스 기업을 양성해 나갈 것인가의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사이 미국 영국은 물론 중국에도 핀테크 주도권을 뺏앗긴 상태이고지금이라도 총력전을 펼쳐야 겨우 따라잡을 수 있다는 얘기에 귀 귀울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