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허브=최태석 기자] 비트코인 채굴업체가 비상이다. 미국 비트코인 채굴업체가 올 초 파산신청을 한 가운데 스위스 비트코인 채굴업체도 파산했다.
스위스 비트코인 채굴업체 비트마인AG(BitmineAG)가 30일(현지시간) 벨린초나 시에 파산 신청을 했다고 알렸다. 배송지연과 환불금액 지불 연체에 대한 최종 재판이 일어나기 일주일 전이다.
비트마인은 비트코인 채굴 하드웨어 제조업체로 지난달 배송이 늦어진다는 이유로 다수의 고객들로부터 고소를 당한 상황이었다. 제품을 받지 못한 고객들은 이제 소송으로도 제품이나 환불금액을 완전히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
비트마인은 지난 2013년부터 2014년 동안 1280만달러 어치 제품을 판매했다. 여기에 주식자본 100만달러와 대출금 80만달러, 아이슬란드에 위치한 채굴팀에서 채굴한 비트코인 60만달러 어치를 합하면 비트마인의 총 수익은 1530만달러다. 회사는 "우리에게 떨어지는 이득은 아주 적다"라며 하소연했다.
일각에서 애초부터 사기가 아니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비트마인은 "우리는 사기를 친 것이 아니다"라며 "선 주문이 들어왔던 3500개의 기계 중 2000개 넘게 배송했다"고 해명했다.
디지털 화폐 전문 변호사 아모르 섹스턴은 "10명 중에 3명은 비트마인 제품을 받지 못했다"며 "제품을 받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해서 환불을 받지도 못하는 고객들은 어떻게 책임 질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비트마인 고객들이 배송 지연에 대해 컴플레인을 건 것은 지난해부터 지속됐다. 지난해 8월 고객들은 주문한 상품을 1달이 넘게 받지 못하고 있다며 회사 커뮤니티에 글을 남겼다. 계속되는 배송 지연에 고객들은 환불은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선 비트마인 대변인 케림 치키는 "환불요청 중 99%에 대한 환급금 지불을 끝냈다"며 "나머지 소수의 건수는 여름 휴가 기간도 있기 때문에 조금 지체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트마인은 환급금을 지불하거나 제품을 마저 배송해주지 않은 채 그 다음 버전 제품을 출시해 소송의 불씨를 지피게 됐다.
피해자 중 하나인 '제이'라는 고객은 유명 비트코인 커뮤니티 '비트코인포럼'에서 "비트마인이 최종 재판이 시작되기 일주일 전 파산 선고를 했다"며 "이 사기꾼들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 스위스로 갈 계획이다"라고 분노했다.
한편 올 초 미국 비트코인 채굴업체인 애퀴퍼 LLC와 코인테라가 미국 파산법 제 11장에 해당하는 파산신청을 했다. 이 두 회사는 자산과 부채의 규모가 동일해 더 이상 운영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