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 수필가 김경식
심사위원 수필가 김경식

 

2회 글로리 시니어 신춘문예수필 부문 응모작은 총 100여편이었다.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 상황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이번 응모작 중에는 이런 상황들을 묘사한 작품들이 많았다. 아울러 시니어답게 자연을 관찰하며 유년과 젊은 날의 고난과 아름다웠던 추억들을 회상하고 현실을 긍정으로 바꾸려는 감동적인 수필 작품들이 많았다. 이중에서 최우인 님의 아린(芽鱗)’, 김광임 님의 그리움, 섶으로 품다’, 송종태 님의 다시, 빗속으로’, 최미옥 님의 추어탕을 끓이며4편을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최우인 님의 아린(芽鱗)’은 혹독한 겨울을 나고 있는 숲속의 나무를 통해 얻은 자신의 의미 있는 삶을 아름답고 섬세한 문장으로 그려낸 수필이다. 산촌에서 살아가면서 느끼는 일상의 삶 또한 나무와 사람에 관한 뜨거운 애정으로 가득하다. ‘아린을 통해 감사함으로 깨달음을 알아가는 과정이 생생하다. 현재 잘 사용하지 않고 있는 우리말들을 문장 속에 넣어 맛깔스럽게 표현한 내용들은 감동이다. 수필문학의 진수를 읽는 듯 했다.

 

김광임 님의 그리움, 섶으로 품다는 수필이면서 산문시를 읽는 듯 언어의 조탁이 정교하다. 가난했지만 소중한 유년의 그리움들이 유려한 문장으로 이어지며 읽는 이로 하여금 수필의 진수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외할머니, 어머니, 아버지, 이름도 갖지 못한 동생의 죽음 등의 흐릿한 기억을 회상하면서 토속어와 잊혀져가는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찾아내어 슬프지만 정감 있고 맛깔스런 수필작품으로 탄생시켰다.

 

송종태 님의 다시, 빗속으로는 삶을 다양한 비로 표현한 작품이다. 은유와 직유로 구성되어진 문맥의 구사력이 뛰어나다.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추억들을 단비, 빗물, 이슬비, 소낙비 등으로 표현했다. 살아오면서 마주쳤던 다양한 시련들을 음악적 모티브와 자연에서 얻은 상상력을 더하여 수필의 진수를 느끼게 표현했다.

 

최미옥 님의 추어탕를 끓이며는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작품이다. 가난했던 시절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겪게 되었던 당시의 고단했던 삶을 간결하게 표현하였지만 진정성이 돋보인다. 가난과 시련을 견디며 의사가 된 남동생에게 추어탕을 끓여주면서 지난날을 회상하는 누님의 모습에서 우리들이 잊고 살아가는 동기간의 우애를 맛보게 하는 작품이다.

 

[심사위원 수필가 김경식]

조선문학등단, ‘책과 인생수필등단, 시집 <논둑길 걸으며>, <새벽길 떠나며>외 다수. 기행수필 <사색의 향기>, <서울문학 기행>외 다수. 국립한국문학관 이사, 문화체육관광부 문학진흥정책 위원. ()국제PEN한국본부 상근 사무총장. 중학교 1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 수필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