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 아동문학가 김진
심사위원 아동문학가 김진

 

응모작들을 읽으며 동화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동화는 어른부터 아이까지 읽을 수 있는 문학이다. 소설이 주 독자층이 어른이라면, 동화는 주 독자층이 어린이까지 한층 확대할 수 있다. 때문에 동화는 삶의 본질이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을, 매우 쉬운 문체로, 단순하게 독자들에게 전달을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거기에다 유희로서의 기능도 충족을 시킬 수 있어야 한다.

동화가 어려운 것이 바로 이 지점이다. 흔히 아이들이 읽기 때문에 쉽게 쓸 수 있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접근하곤 하는데, 그것이 종종 패착을 불러온다. 올해 응모작들은 그런 점에서 아쉬움이 많았다. 먼저, ‘동화에 어린이만 있고 문학이 빠진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주인공이 어린이거나, 어린이의 역할을 하는 의인화한 동물이라고 해서 동화라고 할 수는 없다. 문학의 얼개가 빠진 이야기는 그저 이야기일 뿐인 것이다. 이번 응모작들은 그런 작품들이 대다수였고,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이 없었다. 무엇보다 맞춤법이 틀리다거나 맞지 않는 문장을 쓴 작품이 눈에 띄어 매우 아쉬웠다.

<두더지 가족>, <형은 술래다> 두 작품을 두고 고민했다. <형은 술래다>는 동생을 사랑하지만 귀찮은 형이 동생을 잃어버린 뒤 사랑을 깨닫는다는 구태의연한 소재와 주제에다 갈등의 해소도 안이해 당선작으로 뽑기에는 부족했고, <두더지 가족>은 두더지 가족을 돌보며 외로움을 달래는 할머니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이야기하고자 했으나 마치 백과사전을 보는 듯 두더지 생태에 대한 설명이 긴 것이 흠이었고, 주제의식을 드러내기에 구성이 미흡했다.

작품을 보내주신 노고에 보답하여 당선작을 내야 마땅하나, 두 작품을 마음속에서 저울질을 하다가 마음을 내려놓았다.

신춘문예는 응모하는 순간부터 이미 작가의 마음이다. 그 마음을 잘 가다듬어 정진하시길 빌며 응모해주신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심사위원 아동문학가 김진]

2006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우리 동네 마루로 당선되었다.

2013강물을 거슬러 오른 고래 한 마리로 제3회 열린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책으로 럭키 파트라슈, 외뿔 고래의 슬픈 노래, 그림을 그리는 신비한 어둠 상자외 여러 권과 그림동화 범 내려온다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