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 본부장.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 본부장.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특단의 공급대책을 내놓겠다고 이야기했다. 가격 안정을 위해선 공급이 가장 중요하단 점은 누구나 동의하는 일이다.

다만 공급정책이 공급수에만 초첨을 맞춰서는 질 좋은 공공아파트를 공급할 수 없다. 실제 지난해 SH가 수서에 공급된 신혼부부타운을 보면 전용 59㎡를 보면 4bay이긴 하지만, 건설사에서 공급하는 같은 면적 아파트에 비해 주거공간이 매우 협소하다. 또한 단지 설계도 공급에 맞춰 있다보니, 공간효율성이 매우 떨어지고, 환풍이나 환기 등에도 취약해 보였다.

단지 내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최근 지어진 아파트의 경우 주차부터 엘리베이터, 단지내 조명 등이 한번에 조정되도록 원스톱 관리가 가능하고, 미세먼지 저감 시스템, 무인택배시스템 등 다양한 시스템이 들어가 있다. 하지만 공공에서 공급하는 아파트들은 시스템에서도 트랜드와 거리가 멀다.

면적도 소형이 중심이다 보니, 다양한 계층의 수요가 청약을 신청하기도 어렵다. 그런 점에서 공공분양 아파트는 다양한 계층이 살기가 어렵고, 일반 아파트와 차별을 받기도 하는 단점이 있다.

우선, 중산층과 더불어 살 수 있는 중대형 공공주택을 공급해야 한다. 실제 지난 한해 전국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중형 면적(전용면적 85㎡ 초과~102㎡ 이하)의 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이는 중대형 아파트들의 수요가 가장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KB부동산의 ‘면적별 아파트 매매평균가격(전국 기준)’을 비교한 결과 지난해 1월 대비 12월, 중형 면적(85㎡ 초과~102㎡ 이하)의 가격이 18.55% 상승하면서 모든 주택형 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불과 19년 동기간의 상승률인 3.07% 대비 15.48% 더 오른 셈이며, 18년 동기간(11.62%) 보다도 높은 수치다.
 
나머지 주택형인 △대형 면적(102㎡ 초과~135㎡ 이하)이 18.15% △중소형 면적(60㎡ 초과~85㎡ 이하)이 17.61% △소형 면적(60㎡ 이하)이 16.26%의 상승률을 보이며 뒤를 이었다. 또 △대형 면적(135㎡ 초과)은 모든 주택형 가운데 낮은 14.30%의 상승률을 보였다.

가격상승의 요인이 중형 아파트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수요가 가장 많은 중형 아파트를 공급해야 가격안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본다.

중형 면적의 인기는 청약시장에서도 뚜렷했다. 지난 한 해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을 살펴본 결과 중형 면적의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136.84대 1로 모든 주택형 가운데서 가장 높았다. 이어 △중대형(103.02대 1) △중소형(51.07대 1) △소형(46.65대 1) △대형(21.34대 1)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중형 아파트들의 인기가 높다는 점은 앞으로 공급정책에도 고려를 해야 하는 점이다. 공공아파트라고 해서 무조건 소형에 저소득층만 청약을 하게 해서는 안된다. 주택을 통한 사회적 차별이 계속해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공공아파트도 인프라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초등학교 등 자녀를 키우기 좋은 보육환경, 편리한 교통여건이 수반된다면, 공공아파트에도 다양한 계층들이 모여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정될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의 공급정책이 또다시 가구수에만 치우쳐 있다면, 이번에 나올 획기적인 대책 역시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