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

아이러니하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주택시장 안정화에 힘쓰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복비를 개편한다고 시끌벅쩍하다. 집값 폭등의 책임이 마치 공인중개사들의 복비 때문인 것 같다. 

여론도 복비로 연일 뜨겁다. 그런데 중개수수료율을 낮추겠다고 하면서 표밭이 걱정됐는지, 이른바 '발품값'까지 등장한다. 

부동산을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발품이다. 특히 집을 구하는데 있어서는 제일 중요하다. 발품의 단가를 얼마나 책정할지는 모르겠지만,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도 있다. 

특히, 돈 없는 영세세입자들은 저렴한 전월세 물건을 찾아야 하는 만큼,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 오히려 영세세입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복비 감면의 찬반 여론은 직면한 문제의 핵심을 많이 비껴간 것 같다. 우리가 직면해 있는 높은 집값은 복비와 상관없다. 단기간 집값이 급등하는 바람에 복비도 더불어 상승한 것이다. 

물론, 일부 중개사와 집주인들, 집주인들 간 담합을 통해 집값이 올라간 영향도 있다. 여기에 중개시장의 음성적 거래가 만연해 있다는 것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복비를 깎는다고 커뮤니티에 담합이 없어지고, 주택시장 안정화에 도움을 주진 않는다. 중개시장의 음성적 거래는 오히려 많아질 것 같다. 

지금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면 집값을 안정시키는 게 우선이다. 최근 주택시장은 가격을 담합하더라도 수요가 많다. 수요가 받쳐주니 가격은 당연히 오른다. 

또한 복비의 조정으로 가장 큰 혜택을 받는 건 고가 아파트를 거래하는 사람들에게만 유리할 뿐이다.

영세입자나 원룸 등을 구하는 수요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처럼 아파트 시장을 자본력이 있는 소수가 독점하는 상황에서는 복비를 깎아 도움을 받는 건 자금여력 있는 수요자들 뿐이란 이야기다.

오히려 복비 조정을 통해 시장을 정상화하고 싶다면, 복비를 더욱 높게 올려 책임을 무겁게 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복비를 높게 올리는 대신 거래상, 상품 등에 따라 법적, 물질적 피해 발생 시 보상율을 높여, 중개시장의 책임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이렇게 책임을 강화하다보면, 화재보험과 같은 손해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하는 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보험가입을 통해 중개시장의 음성적인 부분도 일부 해결할 수 있고, 현재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불만을 가지고 있는 '무임승차'나 '불로소득' 등 부동산 중개인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