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1회용품 사용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유통업계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확산하고 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업체들은 ESG 전담 조직을 꾸리는 등 ESG 역량을 강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우선 국내에 EGS 경영이란 개념이 생소할 때, 이를 국내에 도입한 롯데의 경우 '포스트 코로나 전략'의 일환으로 ESG 경영이 올 초 다시 화두에 올랐다. 

이에 롯데마트 등 주요 유통 계열사들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 패키지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제과와 한솔제지가 협업해 카카오 열매 성분이 함유된 친환경 종이포장재인 ‘카카오 판지’를 개발했다./사진=롯데제과
롯데제과와 한솔제지가 협업해 카카오 열매 성분이 함유된 친환경 종이포장재인 ‘카카오 판지’를 개발했다./사진=롯데제과

또 주주 권익 향상을 위해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롯데제과는 이달 진행될 정기주주총회에서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 외에 그룹 내 6개 상장사들도 전자투표제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 롯데그룹 산하이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고 있는 코리아세븐은 계열사 중 최초로 ESG조직을 테스크포스(TF) 형태로 꾸렸다. 

앞서 1월 열린 상반기 사장단 회의에서 신동빈 롯데 회장이 "기업 가치와 직결되는 ESG 경영에 전략 집중이 필요하다"며 "ESG 요소는 비전과 전략을 수립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사회적 가치는 기업 생존·사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핵심 사항"이라고 주문한 바 있는데, 이에 코리아세븐이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이다.

TF에서는 친환경과 사회적 가치를 제고하고 투명한 기업경영 및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전략을 마련하게 된다.

신세계그룹도 ESG 경영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마트 등 유통 계열사를 중심으로 친환경 행보를 이어가도 있다.

이마트는 '리필 스테이션'을 대형마트 최초로 선보였다. 리필 스테이션은 세탁세제와 섬유유연제 내용물을 충전할 수 있는 자판기가 설치된 공간으로 전용 용기를 통해 소분 구매할 수 있어 경제적이고, 판매되는 용기를 비롯해 세제 등의 소재가 모두 친환경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성수점, 트레이더스 안성점을 비롯해 왕십리·은평·죽전·영등포점 및 트레이더스 수원·송림점 등 총 8개 지점에서 리필 스테이션을 운영 중이다.

이마트는 리필용 세제와 섬유유연제를 판매하는 '에코 리필 스테이션'을 확대 운영한다./사진=이마트
이마트는 리필용 세제와 섬유유연제를 판매하는 '에코 리필 스테이션'을 확대 운영한다./사진=이마트

뿐만 아니라 신세계백화점은 전국 점포에서 사용되는 전기 등의 에너지 소비를 줄여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를 위해 매장 조명을 LED로 교체하거나 조명·에스컬레이터 등의 가동시간을 점포별로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그룹에서는 배당을 확대하는 주주환원 정책 등을 마련했다. 이마트는 연간 영업이익의 15%를 배당하고 주당 최저 배당금을 2000원을 보장키로 했다. 신세계는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배당하고 주당 최저 배당금을 1500원으로 보장키로 했다.

신세계그룹은 이같은 주주환원 정책을 마련한 배경에 대해 주주들과 회사의 수익과 비전을 공유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그룹도 ESG 경영을 신경쓰고 있다. 앞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ESG 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백화점과 면세점을 비롯해 의류, 인테리어 등 상당수 계열사가 정 회장의 의지를 따르고 있다.

우선 그룹 차원에서 전 계열사는 플라스틱 및 스티로폼 소재 사용을 줄이는 '그린 패키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또 현대백화점에서는 고객들로부터 헌 옷·신발·가방 등 재판매가 가능한 품목을 상시적으로 기부받는 고객 참여형 친환경 캠페인 '365 리사이클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현대백화점 직원이 친환경 캠페인 참여 고객으로부터 헌 옷을 수거받고 있다./사진=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직원이 친환경 캠페인 참여 고객으로부터 헌 옷을 수거받고 있다./사진=현대백화점

패션 계열사 한섬은 재활용 소재를 제품의 원단으로 쓰고 있고, 인테리어 계열사 현대리바트는 가구 등의 포장에 들어가는 스티로폼을 재생 종이로 대처 사용 중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업계 내부에서 ESG 경영을 채택하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며 "코로나19와 같은 사회·경제 위기 속에서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와 지속가능경영에 얼마나 잘 대비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MZ세대들은 '착한 기업'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트렌드가 뚜렷하다"며 "과거 친환경 트렌드나 윤리경영의 일환으로 ESG경영을 해왔다면 최근에는 소비자 마음을 잡기 위해서라도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