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사태가 철도 비리 의혹으로 번지면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추진 계획에 적신호가 켜졌다.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사태가 철도 비리 의혹으로 번지면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추진 계획에 적신호가 켜졌다.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사태가 철도 비리 의혹으로 번지면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추진 계획에 적신호가 켜졌다.

집값에 미치는 영향이 큰 GTX 노선의 역사 중심으로 상당한 투기가 벌어졌을 것이란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계발계획이 확정되기 전 국토교통부와 LH 등 관련 공기업 직원들이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재 GTX-D노선은 '부동산 치트키'로 불리면서 유치전이 치열하다. 어느 지역으로 노선이 발표되는지에 따라 집값의 상승률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1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GTX노선이 지나는 지역의 집값 상승은 두드러졌다. 

GTX-C노선이 들어올 것이란 예상이 있는 경기도 의왕시는 지난달에만 집값이 3.92% 올랐다. 남양주시도 교통 호재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3.45% 상승했다.

인천은 GTX-B노선이 지나는 연수구(2.96%)와 서구(1.21%)를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지난 2월 기준 경기도와 인천이 각각 1.63%, 1.16%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다.

철도국토교통부에는 아직 GTX-D의 구체적인 노선계획 등은 확정되지 밝힌 바 있지만 벌써부터 경기도 안과 인천시 안을 중심으로 연일 논쟁이 뜨겁다. 

경기도에서 제안한 노선은 김포를 시작으로 검단·계양·부천·서울 남부·강동·하남으로 이어진다. 총 길이 68㎞, 사업비는 약 5조9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인천시는 Y자형 노선을 구상했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과 제1여객터미널에서 영종도·청라·가정·작전을 지나 부천종합운동장으로 연결되는 노선과 김포 통진·장기·검단·계양에서 부천종합운동장으로 이어지는 2개 노선으로 구성된다.

부천종합운동장부터는 서울 남부, 하남까지 1개 노선으로 합쳐진다. 총 길이 110㎞, 사업비는 10조원 이상 규모다.

문제는 발표 전부터 이런 GTX-D의 예상 노선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어 투기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실제 최근 철도 담당 공직자의 투기 의혹도 드러나면서, 모든 GTX 주변지역 토지 거래내역을 조사하라는 요구의 목소리도 높다.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조만간 GTX-D 발표한다던데 그 전에 사전 투기 의혹을 조사하라", "신규 택지지구 후보지로 꼽히는 하남감일과 김포고촌 등도 투기 혐의를 확인해야 한다", "땅만 조사하지 말고 아파트, 상가의 거래 내역도 검증하라" 등의 의견을 내놓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GTX 관련해 투기 조사를 진행해 달라는 주장이 나왔다. 청원인은 "공정 타당해야 할 GTX 역사 선정 과정에 의혹이 제기된다"면서 "신도시 못지않게 큰 국가사업인 GTX 여러 의혹들에 대해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시장에선 수도권 서부지역과 서울 도심을 연결하는 GTX-D 사업 계획 수립에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 경찰은 현재 철도 분야를 비롯한 곳곳에서 제기된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GTX 등 모든 개발 계획을 수사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GTX 인근 구역을 포함하면 범위가 상당히 넓어질 뿐만 아니라, 이를 조사할 인력도 현재로선 부족한 실정이다.  그만큼 상당한 시간을 투자해야 하기에, 노선을 올해 안에 확정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또한 업무상 알게 된 비공개 정보를 이용해 땅이나 아파트, 상가 등을 매입했는지 여부를 가려내기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특히 아파트와 같은 주택은 실거주를 위한 매입이었다고 주장하면 위법성을 따지기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토부와 LH 직원이라고 해도 부동산 취득시 회사측에 신고할 의무가 없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조사 인력에 한계가 있어 모든 GTX 노선을 조사 범위에 넣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안으로 GTX노선을 확정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D)는 경제성과 정책효과 등 모든 것으을 고려해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