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성공적인 미국 뉴욕증시 데뷔 이후 이커머스 업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국내에 새벽배송을 최초로 선보였으며, 프리미엄 신선식품 배송에 특화된 '마켓컬리'에 쏠리고 있다.

실제 마켓컬리도 쿠팡의 상장 다음날인 지난 12일 기업공개(IPO) 공식화하고 상장 추진 계획을 밝혔다. 회사 측은 "미국과 한국 증시 상장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는 마켓컬리가 성공적인 상장을 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있다고 말한다. 프리미엄 신선식품에 특화된 나머지 다른 카테고리가 빈약하다는 점과 수도권에 한정된 물류 인프라, 적자폭 확대에 따른 수익성 감소 등이 상장 과정에서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지적하는 것이다.

사진=마켓컬리
사진=마켓컬리

22일 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의 2배로 성장하며 1조원에 육박했다. 마켓컬리 운영업체인 컬리는 최근 주주들에게 김슬아 대표 이름으로 보낸 정기주주총회 소집 통지서에서 지난해 매출액이 9523억원(연결 기준)으로 전년(4259억원)보다 123.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신세계그룹 온라인몰 SSG닷컴의 지난해 매출인 1조2941억원에 매우 근접한 수준이며, 롯데마트의 온라인 매출을 뛰어넘은 것으로 평가된다. 롯데마트의 지난해 매출은 6조8000억원인데, 이중 온라인 비중이 10~15% 수준이다.

이에 따라 마켓컬리의 주가도 크게 늘고 있다. 22일 기준 컬리 주식 거래가는 상장 주식 거래플랫폼인 '서울거래소 비상장'에서 10만600원으로 총 기업가치는 2조3037억원에 달한다.

마켓컬리가 이같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쇼핑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이 늘어나면서 차별화된 식료품이라는 강점을 가진 마켓컬리의 실적도 덩달아 늘어난 셈이다.

마켓컬리는 고품질의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한다. 특히 경쟁사에서 팔지 않는 단독 상품을 늘리고, 자체상품(PB) 또한 강화하고 있다. 또 차별화된 상품을 '샛별배-송'이라는 배송 서비스가 뒷받침하고 있다. 마켓컬리가 2015년에 선보인 이 배송 서비스는 오후 11시 이전 주문한 식료품을 익일 오전 7시 이전에 배송해준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뜨거운 감자인 새벽배송의 기원이기도 하다. 

차별화된 상품과 샛별배송은 마켓컬리의 빠른 성장을 이끌었다. 실제 마켓컬리의 최근 3년간 매출을 살펴보면 2018년 1571억원에서 지난해 9523억원으로 성장률이 506%에 달한다. 같은 기간 쿠팡이 4조3546억원에서 13조5840억원으로 212%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매출 성장 속도 만큼은 쿠팡의 2배를 넘는 것이다.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사진=연합뉴스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사진=연합뉴스

이처럼 마켓컬리는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성공적인 상장을 위해서는 몇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있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우선, 마켓컬리의 강점인 '프리미엄 신선식품 시장 특화'라는 것 자체가 기업공개 과정에서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프리미엄 신선식품을 판매한다는 마켓컬리만의 강점이 되려 마켓컬리의 거래 규모·판매 품목을 제한하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부분의 이커머스 업체들이 새벽배송을 실시하는 만큼 배송에 있어서 차별성을 잃은 현재 수도권에 국한된 물류망도 약점으로 꼽힌다.

마켓컬리는 전국에 4개의 신선물류센터를 가동 중이다. 최근 가동하기 시작한 김포 물류센터를 통해 수도권 서부 지역을 커버하며 수도권 대부분에서는 새벽배송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전국망과는 거리가 멀어 규모의 경제인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사에 밀리는 측면이 있다.

수익성 개선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점으로 꼽힌다. 전술했듯 마켓컬리는 최근 3년간 매출 성장률이 500%가 넘는다. 그러나 적자 또한 동시에 증가했다. 실제 2018년 337억원 수준의 적자는 지난해 1162억원까지 불어난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적자폭을 크게 줄인 부분을 인정받아 뉴욕증시에 상장할 수 있었다. 실제 쿠팡은 2018년 1조128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불과 2년만에 5974억원까지 줄였다. 3년간 적자 규모를 절반으로 줄인 것이다.

이에 대해 마켓컬리 측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주요 벤처캐피탈(VC)로부터 총 420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고, 현재까지 유치한 투자금으로 자금에 여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의 상장으로 잘 알려진 만큼 뉴욕 증시 상장을 위해서는 수익성, 매출액, 영업현금흐름 등의 사항 중 한 가지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며 "직전년도 1000억원에 달하는 영업 적자를 낸 마켓컬리는 수익성을 충족시키지 못한 상황인 만큼 미국 뉴욕 증시 상장을 노리고 있다면 수익성 개선에도 힘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