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도지코인이 시가총액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장난삼아 만들었던 암호화폐가 주류 코인으로 평가받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과 함께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이다.

6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세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도지코인은 일주일 사이 92.50% 상승하며 0.6달러 저지선을 뚫어냈다. 시총 규모는 한때 9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마켓인사이더는 도지코인의 시장 평가액이 글로벌 제약 업체 모더나(682억달러)와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 GM(788억달러)마저 앞질렀다고 분석했다.   

도지코인은 2013년 개발자들이 당시 인터넷에서 유행했던 시바견 밈을 이용해 장난삼아 만든 암호화폐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기술적인 파급력보다 팬덤에 좌지우지되는 화폐로 분류된다.

특히 발행량에 제한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사전채굴이나 가상자산공개(ICO)와 같은 방식을 쓰지않는다는 것도 기존 암호화폐와 다른점이다.  

도지코인의 성장은 암호화폐 본연의 가치와 기능적인 부분보다는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의 발언에 좌지우지되는 경향을 보였다.

머스크는 지난해 12월부터 트위터를 통해 도지코인에 대한 언급을 지속적으로 노출해왔다. 2월 10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작은 놈을 위해 도지코인을 샀다"고 쓰자 도지코인은 16% 급등해 0.08달러로 치솟았다.

4월 16일에는 머스크가 ‘Doge Barking at the Moon(달에서 짖는 개)’ 제목의 이미지 한 장을 트위터에 올리자 도지코인은 0.15달러로 재차 상승했다. 

가장 최근인 28일에는 머스크는 5월 8일 미국의 코메디 프로그램 SNL 출연소식을 전하면서 자신을 더 도지파더(The Dogefather)라고 지칭한다는 트윗을 올렸다. 도지코인은 이날 전날 대비 22% 오른 0.31달러로 급등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도지코인의 영향력을 우습게 봤지만, 이제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 동시에 가격 폭락 가능성도 있어 향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 최고경영자(CEO)는 "도지코인을 너무 부정적으로만 봐왔다"며 "지금 매수하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매도하다는 것 또한 매우 위험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기꾼이 되는 것은 위험하다"며 "도지코인에 베팅하다가는 많은 돈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리스 슐로스버그 BK 자산운용 이사는 도지코인 투자에는 상당한 위험이 뒤따른다면서 "이 파티는 어떻게든 결말이 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도지코인은 6일 오후 5시 41분 기준 0.60 달러로 하락세로 전환하며 전날 대비 5.93% 가까이 가격이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