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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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취임 이후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첫 만남에서 향후 금감원 감독·검사 방향과 관련해 “증권사들과 충분한 소통을 통해 제재의 예측 가능성과 수용성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23일 금감원에 따르면 정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증권사 CEO 간담회에서 “증권사가 지적사항을 자율적으로 문제 개선 및 조치한 경우에는 그 결과를 존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 자리에는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을 비롯해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 부회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 서병기 IBK투자증권 대표, 고경모 유진투자증권 대표, 기동호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대표 등이 참석했다.

정 원장은 우선 증권회사 감독·검사 방향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른 금융감독 행정’, ▲‘사전적 감독과 사후적 감독의 조화·균형’, ▲‘사전 예방적 금융소비자 보호’ 등 3가지 기본 원칙을 밝혔다. 이는 다른 금융권 간담회에서도 수차례 언급했던 사항들로, 금감원의 향후 감독·검사 방향의 큰 틀을 일관되게 강조한 것이다.

정 원장은 “이를 위해 현장 밀착형 상시감시 기능을 강화해 리스크 취약 부문을 사전에 발견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특히 코로나19 위기 상황을 겪으면서 건전성 및 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만큼 스트레스테스트가 증권사의 실질적 리스크 관리에 유용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도록 유관기관 및 시장과 긴밀히 논의하여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그동안 초대형 IB와 중소기업특화 증권사 도입 등 기업금융 활성화를 위해 이루어진 제도 개선이 현실적으로 체감될 수 있도록 시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한편, 안정적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퇴직연금 상품 개발을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탄소배출권, 상장리츠 등 녹색금융과 부동산금융에 대한 자산운용 관련 위험값을 조정하여 국민의 다양한 투자수요에 부응하겠다는 점도 언급했다.

아울러 정 원장은 “지난 9월부터 오픈API를 통해기업공시 정보 58종을 추가 개방해 빅데이터 분석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금감원은 지속적으로 증권회나 기업의 추가 부담 없이 편익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 원장은 최근 개인 투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만큼 증권사들이 ‘완전 판매’ 등 내부통제 강화를 통한 소비자보호에 각별히 신경 써 줄 것을 당부했다.

정 원장은 “사모펀드 사태 이후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상황에서 또다시 불완전판매 등의 사고가 발생한다면 자본시장의 신뢰 저하는 돌이킬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원장은 또한 “자본시장의 성장 초기 증권회사들은 ‘리스크 관리’보다 ‘수익성 추구’에 집중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자본시장 규모 확대, 증권회사의 대형화, 초대형IB 출현, 금융시스템과의 연계성 확대 등으로 증권회사가 시장리스크의 중심에 서게 됐다. 이러한 점에서 증권사는 수익성 추구 외에 잠재 리스크 요인의 안정적 관리도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