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증시의 상승세를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애플 등 소수의 기술주가 주도한 탓에 향후 증시 전망이 어두워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골드만 삭스의 분석을 인용, 올해 들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24% 올랐으나 이 중 3분의 1가량은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애플, 구글 모회사 알파벳, 테슬라 등 5개 종목의 상승 덕분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4월 이후 S&P500 지수 상승분의 절반가량을 이들 5개 종목이 차지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뉴욕증권거래소(NYSE)[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WSJ는 상승장에서 얼마나 많은 종목이 함께 올랐는지 뜻하는 시장 폭(market breadth)의 변화를 S&P500 지수와 산술평균 S&P500 지수간 수익률 비교로 설명하기도 했다.

    S&P500 지수는 구성 종목의 시가총액 가중평균으로 산출하므로 일부 종목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많은 종목이 오르면 산술평균 S&P500 지수의 상승률이 일반적인 S&P500 지수보다 더 높게 나타난다.

마이크로소프트 로고[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마이크로소프트 로고[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실제로 지난해 11월과 올 4월 산술평균 S&P500 지수 수익률이 S&P500 지수보다 7%포인트 더 높았다.

    하지만 지난 6개월간에는 S&P500 지수의 수익률이 산술평균 S&P500 지수보다 4%가량 더 높았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시장 폭이 올 4∼10월만큼 가파르게 좁아진 시기는 1980년 이래 11번 밖에 없었다.

골드만삭스[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골드만삭스[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 증시의 상승세가 이같이 소수 종목에 좌우되는 만큼 이들 종목이 부진하면 대안이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헤지펀드 액소닉 캐피털의 피터 체키니 리서치 담당은 "어떤 이유에서든 이 종목들이 상승하지 않으면 시장을 떠받칠 다른 종목이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빅테크 대명사 애플 로고[AFP=연합뉴스]
미국 빅테크 대명사 애플 로고[AFP=연합뉴스]

 

    투자자문사 젠트러스트의 올리비에 사파티 증권 담당은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취약성"이라며 "소수 종목에 너무 많은 가치가 쏠렸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분석에 따르면 시장 폭이 좁아진 이후 1개월, 3개월, 6개월, 12개월 내 S&P500 지수는 평균 이하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주 S&P500 지수가 2%가량 하락했는데 같은 시기에 MS, 애플 등 5개 종목은 모두 최소 4.2% 내렸다.

  구글 지주회사인 알파벳주가가 3일(현지시간) 유튜브의 놀라운 실적 영향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미국증시는 테슬라주가와 애플주가가 하락하며 보합세로 마감했다. 구글 홈 캡처
  구글 지주회사인 알파벳주가가 3일(현지시간) 유튜브의 놀라운 실적 영향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미국증시는 테슬라주가와 애플주가가 하락하며 보합세로 마감했다. 구글 홈 캡처

 

    향후 증시 전망에 대한 투자 심리도 나쁘다. 미국개인투자자협회(AAII)의 이달 초 설문조사 결과 향후 6개월 내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42%로, 1년여 만에 가장 높았다.

2021년 중국 수입박람회 현장의 테슬라 전시장[연합뉴스 자료 사진]
2021년 중국 수입박람회 현장의 테슬라 전시장[연합뉴스 자료 사진]

 

    WSJ는 증시가 더 상승할 여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경제 지표들도 있다고 전했다. 예컨대 기업의 실적과 수익 마진이 기대치를 웃돌고, 명목·실질 금리가 오르겠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어서 증시에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 행사장의 엔비디아 부스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참석자들[AP=연합뉴스자료 사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 행사장의 엔비디아 부스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참석자들[AP=연합뉴스자료 사진]

 

    이와 달리 점점 더 많은 기업이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병목현상에 시달림에 따라 기업 실적이 악화할 소지가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고 WSJ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