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유엔기후변화협약총회(COP26)이후 각국은 ESG 관련 행보를 서두르고 있다. EU의 경우 ‘EU-택소노미’초안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협의 절차에 들어갔다. 한국정부도 ESG정보 공개를 위한 'K-ESG 가이드라인'과 'K-택소노미'를 발표했다. 올해는 본격적인 ESG 투자가 집행될 원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제 기업경영에서 ESG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글로벌경제신문은 신년 긴급 좌담회를 갖고 국제적으로 ESG의 핵심 이슈가 무엇인지, 한국 기업들은 ESG경영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 지 등을 중간평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좌담에는 윤종수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전 환경부차관), 김영기 산업정책연구원장, 임무송 서강대 대우교수(법무법인 태평양 고문)가 참석했다. 사회=이성구 전문위원, 정리=안종열 기자 < 편집자 주 >

  대담에 참석한 윤종수 고문, 임무송 교수, 김영기 원장, 이성구 위원( 사진 위 오른쪽부터 시계방향) 사진=안종열 기자
  대담에 참석한 윤종수 고문, 임무송 교수, 김영기 원장, 이성구 위원( 사진 위 오른쪽부터 시계방향) 사진=안종열 기자

 - 지난해말 관심이 집중됐던 '글래스고 COP26' 총회를 두고 여러 말들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현장에서 지켜 보셨는데 어떻습니까.

 △ 윤 고문=전문가들은 COP26을 간신히 성공적(barely successful)인 회의였다고 평가합니다. 이전까지는 예컨대 탄소 시장이라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수단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었습니다. 나라마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었으니까요. 그게 이번에 타협된 겁니다.

이에 따라 이른바 이행규칙(rule book)이 완성되었고, 이와 함께 감축을 어떻게 하고, 적응을 어떻게 하고, 재원을 어떻게 하는지 하는 내용들을 묶어 이른바 글래스고 기후합의(Glasgow climate pact)라는 합의문을 채택하였습니다. 

반면 탄소중립에서 석탄이 중요한데, 이번에 전면감축(phase-out)으로 갔어야 하는데, 막판에 중국 등 몇 나라가 반대해 '단계적 감축(phase-down)으로 바뀐 점은 아쉬운 점이죠.

  자료: 글로벌 카본 아틀라스 2019년 세계 탄소배출량, SK증권  
  자료: 글로벌 카본 아틀라스 2019년 세계 탄소배출량, SK증권  

 - 온실가스 배출 1,2위 국가인 중국과 미국이 구체적인 목표는 제시 않고 원칙적인 선언만 했으니까요. 일부에선 '반쪽의'라고 지적하고 있던데.

 △ 윤 고문=미중은 이번 회의에서 상당히 적극적으로 나섰어요. 바이든 정부가 출범 후 기후변화 문제에 굉장히 많은 힘을 쏟았습니다. 예를 들면 SEC(미국증권거래위원회)는 기후리스크 공시를 의무화하는 안을 발표하였고 이는 미국 하원에서 통과됐습니다.

미국이 앞장서지 않았으면 성공하지 못했다라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반쪽 회의'였다는 평가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 정부에서 지난 달 첫 K-ESG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는 데 어떻게 보시는 지. 기업들은 반응은 어떤가요. 

△ 김 원장=전세계적으로 ESG와 관련한 공시 및 평가에 대한 통일된 기준이 없었어요. 그렇다 보니 기업들은 혼란스러웠죠. 
우리나라의 경영환경과 실정에 적합한 평가지표가 K-ESG 가이드 라인입니다. 혼란스러워 하는 기업들을 위하여 정부 주도로 가이드 라인을 만든 것은 의미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정부 주도는 자칫 규제의 문제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많은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자율적으로 공시를 확대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바로 정부의 역활입니다. 정부는 기업을 지원해야지 주도해서는 안되기 때문이죠  

 사실 글로벌 기업들은 K-ESG에 관심이 적습니다. 왜냐하면 글로벌 사회에서 요구하는 표준들이 있는데 해외에서는 이 표준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죠. 다만 인력이 부족하고 전문성이 없는 중소·중견기업들은 그동안 기준이 없어 고생했는데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자료: IHS Markit, Bloomberg, KB증권  
  자료: IHS Markit, Bloomberg, KB증권  

 -한국기업들은 ESG중 환경에 집중을 하고 있는데 기업들의 환경에 대한 대응은 어떻게 보시는 지요. 중간평가라고 할까요.

△ 윤 고문=최근 대한상의가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60%가 환경에 집중하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탄소중립 기후변화 문제는 ESG의 핵심으로 부각되고 있고, 탄소중립은 우리 경제사회 및 우리 생활들 송두리째 바꾸는 블랙홀이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컴플라이언스 이슈도 강화되고 있는데 예컨대 '환경범죄단속법'이라는 것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징벌적 과징금도 부과됩니다. 기업들이 환경규제 기준을 맞추지 못하며 ESG 평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영업에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 김 원장=환경 문제는 대기업들의 경영을 본질적으로 바꾸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한 이유로 ESG 역량의 70~80%가 환경부분에 집중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기후변화의 시급성을 보면 단기적으로 환경이슈를 고민하고 해결해나가는 업무에 집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기업들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ESG가 균형있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환경(E), 사회(S)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려면 지배구조(G)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배구조가 핵심입니다.

  △ 임 교수=ESG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경영혁신'이라고 집약하고 싶습니다. 환경과 사회, 거버넌스를 따로 따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으로 대표되는 환경(E), 고용, 노동, 안전보건 등 사회(S), 그리고 기업지배구조(G) 이슈가 따로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통합되어야 합니다. 

환경 문제의 경우도 결국에는 생산방식과 일자리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기업 내부의 이해관계자인 주주 임직원 협력업체 노조 , 나아가 외부의 NGO, 지역사회 등 다양한 주체와의 소통과 협력을 경영전략에 반영하는게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