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에서 처음으로 암호화폐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채택한 중미 엘살바도르 정부의 비트코인 투자가 10% 넘은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됐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지난해 9월경부터 정부 돈으로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법정통화 도입 전날인 9월 6일 비트코인 200개를 구매한 것을 시작으로, 이후에도 몇 차례 '저가 매수' 기회라며 추가 매수 소식을 전했다.

비트코인 이미지[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비트코인 이미지[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엘살바도르 정부는 정확한 비트코인 매수 시점과 단가 등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블룸버그는 부켈레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내용을 토대로 최소 1391개의 비트코인을 사들였다고 계산했다.

    트윗 시점의 비트코인 가격으로 계산하면 엘살바도르 정부의 비트코인 평균 매수단가는 5만156달러로, 총 매수 비용이 7100만 달러일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추산했다.

지난해 11월 '비트코인 주간' 행사에 참석한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EPA=연합뉴스 자료 사진]
지난해 11월 '비트코인 주간' 행사에 참석한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EPA=연합뉴스 자료 사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이 4만 달러대로 떨어졌기 때문에 12일 시세 기준 비트코인 1391개의 가격은 약 6100만 달러 수준으로, 매수 금액 대비 14%인 약 1000만 달러(120억원)의 손실을 기록 중인 셈이다.

    다만 대통령 트위터를 통해 공개된 제한된 정보만을 이용한 것이라 정확한 추정은 아니다.

지난해 9월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반대 시위[EPA=연합뉴스 자료 사진]
지난해 9월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반대 시위[EPA=연합뉴스 자료 사진]

 

    알레한드로 셀라야 엘살바도르 재무장관은 최근 정부가 보유 비트코인의 일부를 다시 달러로 전환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40세의 부켈레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우려와 자국 내 부정적인 여론에도 비트코인 법정통화 채택을 강행하고, '비트코인 띄우기' 행보를 이어갔다.

    화산 지열로 비트코인을 채굴하고, 세계 첫 '비트코인 도시' 건립 구상과 비트코인 채권 발행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비트코인 법정통화 채택 반대하는 엘살바도르 시위대[AFP=연합뉴스]
비트코인 법정통화 채택 반대하는 엘살바도르 시위대[AFP=연합뉴스]

 

    이 같은 남다른 경제 정책이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엘살바도르 국채 가격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매수하면서도 관련 정보를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도 비판이 나온다.

     미국 투자은행 스티펠의 나탈리 마시크 연구원은 블룸버그에 "엘살바도르 정부가 납세자의 돈으로 이런 위험한 자산을 불투명하게 거래하는 것은 정당화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