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주 비트코인을 비롯해 대다수 코인이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추가 인상 시사 등 시장에 불안감이 형성되면서 매도세에 힘이 실린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4시 50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0.77% 떨어진 3만563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1월부터 계단식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초 비트코인의 가격이 6만8000달러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두 달만에 45% 이상 폭락하며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비트코인뿐만 아니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도 지난해 12월까지만 하더라도 4700달러에 육박했으나 거듭된 하락세로 인해 현재 2400달러 초반대에 머물러 있다.

시장 규모도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워싱턴포스트(WP) 분석에 따르면 전체 가상자산 시총 규모는 최근 1조4000억 달러(약 1670조원)가량이 증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상자산 시장이 유의미한 반등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이유로는 연준의 매파적 기조가 꼽힌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은 "올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6~7회 올릴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이는 네 차례 정도의 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봤던 월가의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다.  

통상 금리 인상이 단행되면 증시와 마찬가지로 코인 또한 안전자산으로써 이점이 떨어진다.

CNBC는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 등 긴축 기조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가상자산 가격이 일제히 폭락했다고 전했다.

당초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떠오른 만큼, 투자자들이 긴축 통화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글로벌에서 가장자산 단속 등 규제 강화를 시사한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번 주 초 가상자산 유통 및 채굴을 전면 금지할 것을 제안했다. 관련 근거로 코인이 금융 안정, 시민의 복지, 통화 정책 주권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최근엔 스페인과 영국도 규제 대열에 참여해 코인 광고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부정적인 전망이 잇따른 가운데 향후 코인 시장이 '빙하기'에 접어들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마켓인사이더는 "지난해 11월 사상 최고치인 6만9000달러를 찍은 뒤 가상자산 시장 상황이 점점 추워지고 있다"며 "최근에는 거래량까지 급감했다"고 전했다.

이어 "일부 투자자들이 올해 내림세가 계속되고 기존 가격을 1년 이상 회복하지 못하는 '크립토 겨울'에 접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면서도 "연준의 통화 정책을 고려하면 이보다 더 나쁜 '빙하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