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서울지역 주택 거래 시장에서 다세대를 비롯, 연립주택 등 빌라가 아파트의 거래량을 앞선 것으로 파악됐다.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전월 서울 빌라 거래는 총 1447건으로, 아파트 매매 537건의 약 2.7배에 이른다.

거래 등록 신고 기한을 감안하면 수치 자체는 변동될 수 있지만, 아파트보다 빌라 거래가 늘어난 추세가 바뀌기는 힘들 전망이다.

지난 2020년까지만 해도 아파트 거래량은 빌라보다 보통 매달 2∼3배까지도 많았다.

빌라는 매매가 잘 진행되지 않아 환금성이 떨어지고, 가격도 잘 상승하지 않는다는 인식 탓에 주택 수요자들이 대체로 빌라보다는 아파트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1월부터 전달까지 13개월 연속 빌라 거래량이 아파트 거래량을 추월하는 특이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아파트 매매는 오랜기간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압박 등이 더해지면서 작년 하반기부터 거래 건수가 큰 폭으로 감소하는 추세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의 경우 지난해 7월 4703건, 8월 4217건, 9월 2705건, 10월 2205건, 11월 1371건, 12월 1117건, 지난달 537건으로 여섯달 째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서울지역 빌라 거래는 작년 5월 이후 8개월 연속 하락(6024건→5492건→4853건→4519건→4198건→4139건→3480건→3340건→1447건)하고 있지만, 하락세가 아파트만큼 크지 않다.

한국부동산원 거래 통계를 통해 산출한 작년 11월 서울 전체 주택 거래(신고일자 기준) 가운데 빌라의 비중은 58.5%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월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각 구별로 양천구(78.3%)의 비중이 가장 컸고, 송파구(77.2%), 강서구(74.5%), 강북구(73.2%), 도봉구(71.1%)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지역에서 주택 거래 10건 중 7건 이상이 빌라였던 것이다.

KB국민은행 월간 시세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평균 아파트값은 12억5969만원인데 비해 빌라 평균 거래가는 3억4559만원으로 아파트값의 3분의 1에도 이르지 못했다.

더욱이 올해부터 신규 취급되는 대출은 총 대출액이 2억원을 넘는 경우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대상이 되기 때문에 대출을 못 받아 집을 매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욱 커지고 있다.

DSR은 대출자가 1년간 갚아야 하는 모든 종류의 부채 원리금이 연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지표다.

주택담보대출 한도만 계산하는 담보인정비율(LTV)과 달리 신용대출과 카드론 등 모든 금융권 대출의 원리금 부담을 보는 좀 더 포괄적인 개념이다 보니 DSR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대출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난다.

결국 대출 규제에서 가격이 비싼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빌라보다 영향을 더 받을 수밖에 없다.

또 시가 9억원을 넘지 않는 빌라의 경우 아파트와 달리 무주택자가 매수하면 별도의 전세자금 대출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