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미국의 금리 인상 움직임에 영향을 받아 오름세를 보이는 국내 장기 금리를 억제하기 위해 시장 조작에 나선다고 연합뉴스가 11일 보도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14일 장기 금리 상승에 제동을 걸기 위해 0.25%의 지정 이율(수익률)로 10년물 국채를 무제한 사들이는 지정가격 시장 조작을 한다고 10일 발표했다.

  지정가격 시장 조작은 지난 2018년 7월 이후 약 3년 7개월 만이라고 연합뉴스는 설명했다. 

일본 1만엔(약 10만원)권 지폐[연합뉴스 자료 사진]
일본 1만엔(약 10만원)권 지폐[연합뉴스 자료 사진]

    일본은행은 2016년 1월 29일 단기 정책금리를 마이너스(-) 0.1%, 장기금리 지표가 되는 10년물 국채수익률을 0% 정도로 유도하는 장단기 금리 조작을 위해 국채를 상한 없이 사들이는 금융완화 정책을 결정했다.

    작년 3월에는 이를 보완해 장기금리 변동 용인 범위를 ±0.2%에서 ±0.25%로 확대하고 대규모 완화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열린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 자리에서 "금리를 인상할 여지가 꽤 많다"며 오는 3월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다[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열린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이 자리에서 "금리를 인상할 여지가 꽤 많다"며 오는 3월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다[로이터=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여파로 일본 국내 시중 금리가 덩달아 치솟았다. 

    지난 10일에는 신규 발행 10년물 국채수익률이 일시적으로 0.23%까지 급등(채권 가격 하락)해 일본은행이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 위한 방어선으로 제시해 놓은 상한 변동 폭(0.25%)에 근접했다.

    이는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하기 직전인 2016년 1월 이후 6년 1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교도=연합뉴스 자료 사진]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교도=연합뉴스 자료 사진]

    장기 금리가 일본은행이 용인하기로 한 0.25% 선을 웃돌게 되면 금융완화 정책의 지속성에 대한 시장 의구심이 커질 수 있다.

    일본은행은 이에 따라 지정 이율로 국채를 무제한 사들이는 방식으로 금리 상승을 억제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시장에 주기로 했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선 이번에 제시된 10년물 수익률(0.25%)이 실제 장기 금리(지난 10일 기준 최고 0.23%)보다 높아 일본은행의 매입 주문에 응할 금융기관이 없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도쿄 거리 풍경…일본 코로나 누적확진 150만명 돌파/출처=연합뉴스
도쿄 거리 풍경…일본 코로나 누적확진 150만명 돌파/출처=연합뉴스

 

    채권 이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채권 가격이 낮다는 의미여서 파는 쪽에선 불리한 입장이 된다.

    한편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는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원재 가격 급등 등의 영향으로 세계적 인플레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일본에선 소비자 물가가 크게 오를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이유를 들어 자신의 임기 중에는 현행 금융완화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