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그동안 일반 시중은행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개인사업자대출·주택담보대출 등을 출시하는 등 대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선다.

출범 초기 적자 행진을 이어오던 인터넷은행들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본격적인 사업영역 확장을 예고하고 있어 기존 시중은행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전망이다.

■ 토뱅, 개인사업자대출 출시…카뱅·케뱅도 연내 계획

사진제공=토스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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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토스뱅크는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을 위한 ‘개인사업자대출’ 상품을 출시해 기업대출 시장에 뛰어들었다. 인터넷은행이 대출 신청부터 실행까지 100% 비대면으로, 무보증·무담보 개인사업자대출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토스뱅크가 출시한 개인사업자대출의 최저금리는 연 3% 초중반(변동금리)이며, 최대한도는 1억원이다. 금리·한도 등의 조건은 토스뱅크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신용평가모형(CSS)에 소상공인 특화 심사기준을 반영해 고객 맞춤형으로 산정된다.

다른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연내 개인사업자대출 상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하반기 상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케이뱅크는 아직 구체적인 시기를 확정 짓진 않고 있다.

앞서 지난 9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개인사업자용 수신·여신 상품 두 가지를 동시에 론칭해 기업시장에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성장에 발목이 잡힌 시중은행들이 최근 기업대출로 눈길을 돌려 성장 활로를 모색 중인 가운데 은행법 개정을 통해 기업대출 진입 장벽이 낮아진 인터넷은행들 역시 개인사업자대출을 시작으로 기업대출 영역에서 점차 보폭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인터넷은행들은 올해 주택담보대출 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진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21일 인터넷은행 최초로 100%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앞서 지난해 케이뱅크는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을 시장에 내놓은 바 있다. 이는 아파트를 담보로 빌린 기존 주담대의 대환에 한정된 상품이나, 현재 출시 1년 만에 누적 취급액 1조원 돌파했다. 케이뱅크는 14일부터 고정금리 상품의 최저금리를 연 4.00%에서 연 3.50%로 0.5%p 인하해 상품의 금리 경쟁력을 더욱 높였다.

■ 실적 개선 이룬 인뱅, 포트폴리오 다변화 ‘박차’

사진제공=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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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들이 그동안 일반 시중은행 ‘텃밭’이던 개인사업자대출·주담대 시장에 속속 눈독을 들이는 건 기존 가계중심 신용대출에 몰려있는 상품 구조에서 탈피해 수익성 및 성장성 한 단계 더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또한 여신·수신 등 금융상품 포트폴리오를 점차 다변화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인터넷은행뿐 아니라 일반 시중은행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인터넷은행들은 지난해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올해 더 공격적인 영업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2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면서 2017년 4월 출범 이후 첫 연간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 당기순이익은 2041억원으로, 전년보다 79.7% 증가했다. 

기준금리 인상과 가계대출 규제 여파와 등으로 대출 이자이익 규모가 늘어난 데다 플랫폼·수수료 비즈니스 성장도 한몫하면서 지난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케이뱅크 측은 “올해 더욱 공고해진 예대마진 기반 위에서 혁신 사업자와의 제휴를 더욱 확대해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다양한 서비스의 확장과 플랫폼 비즈니스 확대를 통해 고객들이 더 많이 더 자주 쓰는 은행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