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와 금리인상기를 맞아 가파르게 오르던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잠시 주춤하는 기세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8개월 만에 상승세를 멈추고 하락 전환했다.

다만 하락 폭이 그리 크지 않은 데다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고려할 때 대출자들의 이자상환 부담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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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담대 변동금리 기준 코픽스 0.05%p↓

1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64%로, 전월(1.69%) 대비 0.05%p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부터 7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던 코픽스가 8개월 만에 하락 전환된 것이다.

코픽스는 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국민·씨티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를 뜻한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특히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해당 월중 신규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이 신속히 반영되는 특징이 있다.

이에 따라 당장 이날부터 주요 시중은행들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소폭 조정이 이뤄졌다. 은행별로 국민은행의 경우 전일 3.73~5.23%에서 이날 3.68~5.18%로, 우리은행은 3.88~4.89%에서 3.83~4.84%로 각각 주담대 금리를 0.05%p 내렸다. NH농협은행도 3.47∼4.37%에서 3.42∼4.32%로 전일대비 0.05%p 하락했다.

다만 금융채를 기준으로 삼는 신한은행은 3.68~4.63%에서 3.68~4.73%로 주담대 금리 상단이 0.1%p 올랐고, 하나은행은 3.764~5.064% 수준을 그대로 유지했다.

8개월 연속 오른 코픽스가 시장의 예상과 달리 지난달에는 하락한 배경을 두고 은행권에서는 대출 수요는 감소한 반면 예·적금 상품 수요는 늘면서 지난해 12월 대비 자금조달 유인이 낮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또한 1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조정된 수신금리가 아직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최근 은행권 수신금리가 일제히 오른 현 상황과 다소 괴리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 주담대 금리 연내 6% 찍고 7% 가나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던 주담대 금리에 한 차례 제동이 걸리긴 했으나 향후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이번 하락 폭이 미미해 이번 이자부담 완화 효과를 체감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연내 1~2차례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어 앞으로 대출금리는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견되기 때문이다

또한 같은 기간 시장금리 변동이 서서히 반영되는 잔액 기준 코픽스와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여전히 오름세를 나타냈다. 잔액기준은 코픽스는 1.37%로 전월(1.30%) 대비 0.07%p 상승했으며 신잔액기준 코픽스도 전월(1.03%)보다 0.05% 오른 1.08%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본격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하기 전인 지난해 7월만 해도 3% 중반대던 주요 은행의 주담대 최고금리는 현재 6%대에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신용대출과 전세대출도 5%대에 달한다.

일각에선 올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통해 주담대 최고금리가 7%대까지 이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가 예상과 달리 소폭 하락하긴 했으나 상승세가 꺾였다고 보긴 어렵다”며 “향후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확실시 되는 만큼 대출금리는 계속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