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사진=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사진=연합뉴스)

"이제부터 저의 길을 가겠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말하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 제안을 철회했다.

특히 안 후보는 이날, 야권 단일화 무산과 관련 "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한 책임은 제1야당과 윤 후보에게 있음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에 현재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간 박빙 양상인 상황에서 앞으로 10여일 남은 대선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게 됐다. 일단, 이번 안 후보의 야권 단일화 결렬 선언으로 대선 판도가 요동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이에 앞서 그는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 일주일 기다리고 지켜보았다"고 운을 뗀 뒤, "더이상의 무의미한 과정과 시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지난 13일 대통령 후보 등록을 하면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누가 더 좋은 정권교체 적임자인지를 가려보자는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 바 있다"고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안 후보는 자신이 단일화를 제안한 배경에 대해 두 가지로 설명했다. 

첫째, 완주 의사를 여러 차례 분명하게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제게 단일화 꼬리표를 붙이고, 어떻게 해서든 단일화 프레임에 가두려는 정치 환경과 구도를 극복해보려는 고육지책이었다고 했다.

이 대목에서 안철수 후보는 "출마 선언 이후 단일화와 관련해 누군가가 가짜뉴스들을 끊임없이 만들어냈고 여기에 일부 언론이 편승해 확산시키는 일이 계속돼왔다"며, "저는 고심 끝에 그들이 억지로 붙이려는 단일화 꼬리표 떼는 방법은 정면 돌파, 즉 단일화 경선을 통한 정면승부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또,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합쳐달라는 여론의 뜻을 받들고자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단일화 프레임에 저를 가두려는 제1야당이나 일부 언론의 편향적 태도와 달리 정권교체를 위해 두 사람이 힘을 합치는 게 좋겠다는 순수한 여론이 있음을 저는 잘 알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통합하고 미래로 가기 위해서는 낡은 정치, 기득권, 반칙과 특권 등을 청산하는 구체제의 종식이 필수적이고 우선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안 후보는 "저는 구체제 종식이라는 시대적 요구, 그리고 정권교체를 바라는 민심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며, "그 결론 또한 단일화 경선을 통한 정면 돌파였다"고 재차 강조했다. 

안철수 후보는 "저는 고심 끝에 '또 철수하려 하느냐'는 비판과 조롱을 기꺼이 감수하면서 일주일 전에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한 야권 후보 단일화 제안에 승부수를 던졌던 것"이라며, "그런데 제 제안을 받은 윤석열 후보는 일주일이 지나도록 가타부타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고 했다. 

오히려 기자회견으로 제 생각을 공개적으로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윤 후보 뜻이라며 제1야당의 이런저런 사람들이 끼어들어 제 단일화 제안의 진정성을 폄하하고 왜곡시켰다는 게 안 후보의 주장이다. 가짜뉴스는 더 기승을 부렸고 일부 언론들은 더 적극적으로 편승했다는 것.

안 후보는 "심지어는 저희 당이 겪은 불행을 틈타 상중에, 후보 사퇴설과 경기지사 대가설을 퍼뜨리는 등 정치 모리배 짓을 서슴지 않았다"며, "국민의 열망을 담아내고자 한 제 진심은 상대에 의해 무참하게 무너지고 짓밟혀졌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안철수 후보는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이제부터 저의 길을 가겠다"며, "저의 단일화 제안으로 혼란을 느끼셨던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양해 말씀 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