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침공으로 위기를 겪는 우크라이나에 국내 기업들이 온정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기부금을 비롯해 가전제품 등 현물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5일 우크라이나 난민 구호를 위해 600만 달러(약 73억원)을 기부했다. 

삼성전자는 "인도적 차원의 구호물품 지원 등을 국제기구와 연대해 추진 중"이라며 "600만 달러를 우크라이나 적십자 등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600만 달러 중 100만 달러에는 가전제품 등 현물이 포함됐다. 삼성전자는 또 임직원들의 자발적 기부금도 추가로 전달할 예정이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연합뉴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연합뉴스

카카오 역시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42억원 규모 가상화폐를 기부하기로 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카카오는 가상화폐 클레이 약 300만개를 국제아동구호기구인 유니세프에 기부하기로 했다. 기부금은 어린이들의 영양실조를 막는 치료식과 우유를 비롯해, 치료를 위한 응급처치 키트,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한 식수정화제와 비누 등을 지원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또 사회공헌 플랫폼 '카카오같이가치'를 통해 이용자들도 함께 기부에 동참할 수 있도록 캠페인도 진행한다. ​모금 캠페인은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사단법인 굿네이버스 인터내셔날, 사단법인 국경없는 의사회 한국 등 4개 구호단체와 함께 진행 중이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이사 내정자는 "생명과 안전을 위협받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의미 있는 기부에 나서게 됐다"며 "평화와 화합을 기원하는 간절한 마음이 전달되기를 바라며, 이용자들이 카카오같이가치와 카카오메이커스를 통해 기부에 적극 동참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카카오 로고.
카카오 로고.

국내 대기업 중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가장 먼저 실시한 곳은 SK그룹이다. 

SK그룹은 지난 3일 SV(사회적 가치)위원회 긴급 회의를 열고, 대규모 난민이 발생한 우크라이나 어린이 구호를 위해 100만 달러(약 12억원)를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폴란드 법인이 현지 국제 구호단체와 협의를 거쳐 성금을 전달할 방침이다.

이형희 SV위원장은 “SK는 코로나19 팬데믹 등 사회적 재난 극복을 위한 세이프티 넷 구축 등에 앞장서 온 바 있다”며 “SK의 사회적 가치 추구 철학에 따라 전쟁으로 고통 받고 있는 어린이 구호 및 인도적 지원에 즉각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사진=글로벌경제신문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사진=글로벌경제신문

이 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각자 산업 특성에 맞는 지원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는 우크라이나에 코인을 기부하는 이용자의 출금수수료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업비트 회원이 오는 20일까지 우크라이나 정부의 암호화폐 지갑 주소로 비트코인, 이더리움을 기부하는 이용자의 출금수수료 전액을 추후 환급한다. 또 기부에 동참한 이용자에게 기부를 증명하는 대체불가토큰(NFT)도 지급할 예정이다.

두나무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평화를 기원하는 이들의 디지털 자산 기부가 세계 곳곳에 이뤄지고 있다”며 “이런 기부에 동참하는 분들과 함께하기 위해 출금 수수료 지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바이오제약기업 중에는 메디톡스가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구호기금 1억원을 전달하고, 우크라이나 이맷(EMET)사에 항공편으로 보낸 2억원 상당의 의약품 대급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파트너사의 상황을 접하고, 고통 분담에 동참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며 “우크라이나 현지 국민들과 파트너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게임사인 펄어비스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1억원 규모의 긴급 의료 지원금을 기부한다고 밝혔다. 기부금은 국제의료구호단체인 '국경없는의사회'를 통해 전달돼 응급 치료 키트 배포, 원격 의료 교육 제공, 구호 활동을 위한 필수 인력 및 물품 확보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는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인도적 차원에서 기부를 결정했다"며 "의료 지원이 필요한 곳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